◇용왕님네, 물 주쇼/박영옥 지음·엄정원 그림/40쪽·1만3000원·고래가숨쉬는도서관(초등 저학년)
우물 속을 들여다보다가 그만 우물 안에 빠진 아이. 파도를 일으키며 커다랗고 검푸른 물체가 다가온다. 용이다. 오랜 세월 우물에 갇혀 지내 누군가 하늘 문을 여는 주문을 외워주기만 기다렸던 미르는 아이를 만나자마자 물회오리를 일으키며 하늘로 솟아오른다. 정신을 잃고 난 아이가 깨어난 곳은 할아버지 품. 꿈인가 어리둥절하던 때, 비를 기다리던 마을에 빗줄기가 떨어지기 시작한다. 예로부터 물을 관장하는 신으로, 마을과 우물터를 지켜주고 비를 내려준다고 믿었던 우리 문화의 ‘용신’ 이야기를 쉽고 재미있게 풀어냈다.
박선희 기자 tell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