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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中에 맞서… 日, 美-호주 등과 연합훈련 강화

입력 | 2018-09-08 03:00:00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 대원들이 수륙양용차를 타고 상륙훈련을 벌이고 있다. 일본판 해병대로 불리는 이 부대는 섬 탈환 임무를 맡고 있다. 일본 방위성 제공

‘일본판 해병대’라고 불리는 일본 육상자위대 수륙기동단이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미국 해병대를 모델로 한 이 부대는 중국과 일본이 영유권 분쟁을 겪는 동중국해 센카쿠(尖閣)열도(중국명 댜오위다오·釣魚島) 인근에서 벌어질 유사 사태에 대비하기 위해 올해 3월 2100명 규모로 창설됐다.

수륙기동단은 중국이 영유권을 주장하는 남중국해에서 10월 미국과 필리핀 해병대와 함께 공동 훈련을 벌인다. 명분은 재해 구조이지만 일본 측은 해양 진출을 강화해온 중국에 대한 견제 효과를 얻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같은 달 말에는 오키나와(沖繩) 주변 해역에서 펼쳐지는 미일 연합훈련(Keen Sword)에도 참가한다. 이때 미국 해병대와 함께 도서 탈환 훈련도 할 계획이다.

중국의 군사력 팽창을 적극 견제하려는 움직임은 일본의 육해공 자위대 모두에서 나타나고 있다. 해상자위대는 지난달 31일 미 해군과 남중국해에서 연합 군사훈련을 벌였다. 미 해군 제7함대 소속 항공모함 로널드 레이건함과 미사일 구축함 2척, 일본 해상자위대 소속 헬기 탑재형 호위함과 구축함 2척 등이 동원됐다.

항공자위대는 이달 10일부터 28일까지 홋카이도(北海道)와 아오모리(靑森)현 주변 공역에서 호주 공군과 공동훈련을 펼친다. 항공자위대가 일본에서 호주군과 함께 훈련하는 것은 처음이다. 일본 주변 공역에서 최근 활발하게 활동하는 중국군을 견제하려는 것이 목적이다. 호주군 측에선 FA-18 전투공격기와 공중급유기가, 항공자위대 측에선 F-15 전투기 등이 참가할 예정이다.

일본의 안보전략은 미일동맹을 축으로 ‘자유롭고 열린 인도태평양’을 강조하는 것에 중점을 두고 있다. 특히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 및 중국의 해양 진출 견제에 주력하고 있다.

일본은 지난달 말 공개된 방위백서에서 ‘6월 북-미 회담 이후로도 핵·미사일 위협에 대한 기본 인식은 변함없다’는 점을 명확히 했다. 백서는 또 △급속한 근대화 △일본 주변에서의 활동 증가 △힘을 배경으로 한 현상변경 시도 등을 중국 움직임의 특징이라고 지적했다. 중국이 최근 수년간 전자전, 사이버 분야에서 새로운 형태로 실전적 운용능력의 진전을 꾀하는 것으로 분석됐다.

이 같은 상황에서 일본의 방위비는 사상 최고로 부풀어 오르고 있다. 방위성은 내년 방위비 예산안을 5조2986억 엔(약 53조2880억 원)으로 편성했다. 이는 올해 당초 예산 5조1911억 엔보다 2.1% 많고 제2차 아베 신조(安倍晋三) 정권이 예산을 편성한 2013년 이래 7년 연속 증가한 역대 최고치다. 예산안에는 2023년부터 운용에 들어갈 지상배치형 요격시스템(이지스 어쇼어) 도입과 관련한 비용 2352억 엔, 신형 요격미사일 ‘SM-3블록2A’ 취득비용 260억 엔, 최신예 스텔스기 F-35A 6대 도입비 916억 엔 등이 포함됐다.

일본이 이처럼 방위 분야에선 중국 견제를 강화하고 있지만 외교 무대에선 중국에 대해 다른 자세를 취하고 있다. 자국의 국익을 위해서라면 동맹관계도 경시하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강경한 무역정책에 맞서 중국과의 연대를 강화하려는 움직임도 보인다. 중국은 현재 미국과 관세전쟁을 벌이고 있어 무역 분야에선 일본과 어느 정도 대미 공조가 가능한 상황이다. 중일 정가에서는 중일 평화우호조약 40주년을 맞아 아베 총리가 다음 달 23일경 중국을 방문할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아베 총리는 11∼13일 러시아에서 열리는 동방경제포럼에 참석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회담을 할 예정이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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