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태희(왼쪽 세 번째·8번)가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한국의 두 번째 골을 넣은 뒤 정우영(5번)과 얼싸안으며 기뻐하고 있다. 파울루 벤투 신임 감독은 데뷔전에서 2-0 승리를 거두며 자신의 색깔을 보여줬다. 스포츠동아DB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강하게 부딪혀라!”
코스타리카(7일·고양)~칠레(11일·수원)로 이어지는 9월 A매치 시리즈를 소화하기 위해 3일 경기도 파주 국가대표트레이닝센터(NFC)에 소집된 태극전사들에게 파울루 벤투(49·포르투갈) 신임 감독이 강조한 이야기다. 하루 한 두 차례, 한 시간 남짓한 풀 트레이닝은 전부 실전과 같이 혹독하게 진행된다.
효과가 금세 나왔다. 2018자카르타-팔렘방아시안게임(AG) 멤버들의 합류가 늦어 제대로 손발을 맞춘 시간이 사흘에 불과했음에도 코스타리카와 맞선 축구국가대표팀은 경기를 지배했다. 결과는 2-0 쾌승. 벤투 감독은 “90분 동안 지배하는 데 초점을 뒀다. (벤치 요구를) 선수들이 잘 이행했다”고 만족해했다.
주장 완장을 찬 손흥민(26·토트넘 홋스퍼)과 남태희(27·알 두하일SC)~이재성(26·홀슈타인 킬) 등 4-2-3-1 포메이션의 공격 2선 자원들을 중심으로 속도가 가미된 번뜩인 움직임이 종종 연출됐지만 원맨쇼는 없었다.
팀 전체가 톱니처럼 맞물려 유기적으로 움직였고, 경기 리듬을 조율했다. 코스타리카의 배후 공간으로 쉼 없이 볼을 뿌려줬고, 측면은 꾸준히 전진하면서 활로를 개척했다. 위험지역에서 볼을 끌다 역습을 받는 실수도 최소화했다. 무엇보다 세컨드 볼을 차지하는 빈도가 절대적으로 높았다.
지난 7일 경기도 고양시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과 코스타리카의 평가전에서 한국 남자 축구대표팀 장현수. 스포츠동아DB
물론 포지션 변화를 통한 시프트는 있었다. 장현수(27·FC도쿄)는 두 가지 포지션을 소화했다.
중앙수비로 전반을 소화한 뒤 후반 들어 중앙 미드필더로 전진해 1차 저지선 겸 공격의 출발점 역할을 했다. 볼 배급을 목적으로 한 빌드-업 위치가 달라지면서 경기력은 조금씩 달랐으나 최대한 살피고 향후 활용 방안을 결정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이미 예고된 부분이었다. 벤투 감독은 9월 소집명단에 장현수를 미드필더(MF)로 분류했다.
멀티 플레이어의 경우, 소집 엔트리 포지션 구분에 따라 다른 역할을 하곤 하는데 장현수가 ‘벤투호 1기’에서 테스트를 받았다. 향후 손흥민은 물론, 지동원(27·아우크스부르크)~이승우(20·헬라스 베로나) 등이 테스트 대상이 될 수 있다.
남장현 기자 yoshike3@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