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얼마나 버는지는 누구나 알고 있지만, 충분히 벌고 있는지 알고 있는 사람은 거의 없다. ‘충분히’가 어느 정도인지 판단하는 유일한 방법은 자신을 남들과 비교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키스 페인, ‘부러진 사다리’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
이들이 보인 안하무인과 탐욕은 심한 자기애로 설명할 수 있다. 심한 자기애는 주변의 과한 칭찬과 보호로부터 싹터서 누구보다 자신이 중요한 존재라고 느끼는 성인으로 성장한 것이다. 그 결과 타인을 자율적인 인간으로 보지 못하고 오직 자신의 욕구를 만족시키기 위한 수동적 존재로만 인식한다. 그러니 타인이 자신을 무시한다고 여기는 순간 지나치게 공격적으로 반응한다. 탐욕에 대한 성찰이나 미안함은 전혀 없다.
이 같은 경향은 이들만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게 더 문제다. 사회 전반에 퍼지고 있다. 감정노동자에 대한 공격과 ‘○○충’이라고 불리는 사람들의 이기심은 자기애적 병적 징후의 단면이다. 끝 모르는 탐욕과 완벽을 향한 자기애, 공격성 증가는 ‘이 정도면 충분해’라는 말을 되뇌는 것에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 숨 쉴 여유가 있다면 이 정도면 충분하다는 마음을 갖고 그 너머의 성취는 플러스알파로 여기면 된다. 있으면 좋고 없어도 그만이라고 여기는 것이다. 여기부터 감사와 공유의 마음이 나오고 병적 자기애는 작동을 멈추게 된다. 타인과의 비교는 서로의 안전을 확인하기 위해 필요한 것이다. 욕망 추구를 위한 시기와 질투의 지렛대가 돼서는 안 된다.
하지현 건국대 의학전문대학원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