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국(5월 13일)→한국→오스트리아→러시아→한국→영국→미국→스페인→영국→인도네시아→한국(9월 3일)
“손흥민(토트넘)에게 휴식을 줘야 한다.”
영국 축구사이트 ‘90min’은 최근 토트넘 팬들이 손흥민의 체력 문제를 걱정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7일 코스타리카와의 평가전에서 손흥민이 83분을 뛰었다는 소식을 접한 토트넘 팬들은 트위터를 통해 “한국 대표팀에 손흥민을 쉬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싶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외신과 토트넘 팬들의 지적대로 손흥민은 올해 2018 러시아 월드컵을 시작으로 혹독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 5월 13일 2017∼2018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최종전을 마치고 귀국한 그는 러시아 월드컵 준비에 돌입했다. 온두라스, 보스니아헤르체고비나와의 평가전을 치른 뒤 오스트리아로 출국해 월드컵 전지훈련에 참가했다. 월드컵에서는 조별리그 3경기에 모두 출전해 한국의 공격을 이끌었다.
6월 29일 월드컵을 마치고 한국에 돌아와 짧은 휴식을 취한 그는 7월 16일 영국으로 출국해 토트넘의 프리시즌 훈련에 참가했다. 미국, 스페인 등에서 프리시즌 경기를 치른 그는 영국으로 돌아와 뉴캐슬과의 2018∼2019시즌 EPL 개막전에 나섰다. 이후 그는 인도네시아에서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아경기에 참가해 한국의 우승을 이끌었다. 아시아경기에서 2일 간격의 조별리그는 물론이고 16강부터 결승까지 6경기에 출전해 매번 다리에 경련이 일 정도로 뛰었다. 손흥민은 “중고교 이후 이렇게 (많이) 뛰어본 건 처음이다”라며 “(주장인) 내가 피곤해하면 다른 선수에게 악영향을 미칠 것 같아 더 땀 흘리려 노력했다”고 말했다. 금메달을 목에 걸고 귀국한 뒤에는 파울루 벤투 감독이 이끄는 성인 대표팀에 합류해 코스타리카전에 출전했다.
5월 13일 레스터시티전을 시작으로 코스타리카전까지 118일 동안 손흥민은 20경기를 소화했다. 5.9일에 한 번꼴로 경기에 나선 셈. 경기 출전 시간은 1409분(추가시간 제외)에 달한다. 또한 그는 영국→한국→오스트리아→러시아→한국→영국→미국→스페인→영국→인도네시아→한국으로 10번이나 국경을 넘는 강행군을 소화했다. 장시간 이동에 따른 체력 소모도 심했다. 손흥민은 칠레전(11일)을 마친 뒤에는 소속팀으로 돌아가 다시 치열한 주전 경쟁을 펼쳐야 한다.
그래도 ‘슈퍼 소니’ 손흥민은 늘 최선을 강조한다. “축구 팬들에게 실망감을 안겨드리지 않겠다. 중요한 것은 언제나 포기하지 않는 모습을 보여드리는 것이다.”
정윤철 기자 trigger@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