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술이 별 거야?” 놀이공원처럼 즐기는 톱 디자이너들의 작품
판다 의자(캄파냐 프라텔리-페르난도와 훔베르토) ⓒ Il Sole 24 ore s.r.l 귀여운 판다 인형을 모아서 만든 의자. 이밖에도 동물을 콘셉트로 한 다양한 디자인을 만날 수 있다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디렉팅한 상상의 공간
프랑스 리옹의 한 소품 가게에서 토끼 귀를 들면 이쑤시개가 나오는 통을 본 적이 있다. 기발하고 유쾌하다 싶었는데, 세계적인 디자이너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작품이었다. 반가운 것은 이번에 그의 토끼를 군단으로 만나게 되었다는 사실이다.
동대문디자인플라자(DDP)에서 ‘루나파크-더 디자인 아일랜드’ 전이 오는 11월 6일까지 열린다. 이 전시는 스테파노 지오반노니가 총 감독을 맡았다.
‘루나파크’ 전시장은 430여 점의 작품이 섹션 구분 없이 한 공간에 펼쳐져 있다. 거대한 오브제가 흥미로워 테마 파크에 온 듯한 기분이 든다. 넓은 공간에서 중심을 잡는 작품은 스테파노 지오반노니의 ‘래빗 체어’와 ‘킹콩’이다. 여러 마리의 토끼가 달을 향해 가는 ‘래빗 체어’는 토끼 모양의 플라스틱 의자가 위트 있다. 5미터 높이의 킹콩도 놀이공원 같은 전시장에 중심을 잡아준다.
킹콩(스테파노 지오반노니) 5미터 높이의 핑크 킹콩이 램프를 들고 전시장을 비추고 있다. 인터파크 전시사업팀 제공
일상을 스타일리쉬하게!
이번 전시에는 스테파노 지오반노니, 알레산드로 멘디니, 필립 스탁 등 톱 디자이너 100여 명이 참여했다. 전시장 복도 천장에 매달린 셀레티 사의 원숭이 램프가 시선을 끈다. 전시 부스에는 달걀 컵, 깔때기, 1분에 1개씩 팔린다는 알레시 사의 와인 따개 등 예술적인 생활 소품이 전시돼 있다. 디자이너의 소품을 거대한 크기의 작품으로 만들어 전시한 것도 흥미롭다. 돼지, 쥐, 앵무새, 판다 등을 모티브로 한 가구와 조명도 독특한 매력을 발산한다.
무엇보다 눈길을 끄는 작품은 베네데타 모리 우발디니가 철망으로 작업한 해파리다. 보라색 조명의 몽환적인 분위기가 압도적이다. 대형 아쿠아리움에서 유영하는 해파리를 보는 듯하다. 포토존으로도 인기 만점이다. 김충재, 차인철 등 국내 디자이너 7인의 동심 가득한 설치물도 볼 수 있다. 관객은 직접 앉아보고 만져보며 작품을 즐길 수 있다.
해파리(베네데타 모리 우발디니)철망 사이로 공간이 투영되는 특성을 살려 해파리가 유영하는 듯한 신비로운 분위기를 만들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