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년까지 중장기 계획 발표
10일 KT그룹이 그룹 차원에서 중장기 계획을 발표한 것은 내년부터 5G 네트워크가 세계 최초로 상용화되는 등 4차 산업혁명이 본격화될 것으로 전망되는 만큼 선제적으로 투자와 고용을 확대해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기 위함이다.
특히 구직자들이 빠르게 변화하는 시장 환경에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도록 4차 산업혁명과 관련된 기술에 무상교육을 제공하고, 중소기업과의 상생 협력을 통한 동반성장 지원책에 초점을 맞춘 점이 돋보인다.
세부적으로는 AI, 클라우드, 가상현실(VR) 등 융합 ICT 분야에 3조9000억 원, 5G 등 네트워크 분야에 9조6000억 원, 정보기술(IT) 고도화 및 그룹사 성장을 위해 9조5000억 원을 투자할 방침이다. 이 가운데서도 혁신성장의 한 축인 데이터경제 활성화를 위한 클라우드 분야에 5000억 원을 집중 투자한다.
5G 등 신기술에 대한 투자로 10만 명가량의 간접고용 유발 효과가 예상돼 3만6000명의 정규직 채용을 포함해 총 14만 명에 달하는 일자리 창출 효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4차산업 분야에서 기업의 요구 수준에 비해 부족한 구직자의 역량 강화를 위해 ‘혁신성장 고용 프로그램’도 도입한다.
이 프로그램은 맞춤형 무상교육 시스템으로 ‘4차산업 아카데미’ ‘5G 아카데미’ 등의 교육과정으로 구성된다. 4차산업 아카데미는 AI, 소프트웨어, 빅데이터, 클라우드 등에 대한 이론과 실무 교육과정을 제공한다. 5G 아카데미는 5G 등 통신 관련 전문 인력을 양성하는 역할을 맡는다. 연간 400명씩 5년간 2000명의 전문 인력을 양성할 계획이다.
2014년 인터넷TV(IPTV) 셋톱박스를 만드는 중소 제조업체 가온미디어는 KT그룹과의 협업으로 세계 최초 초고화질(UHD) 셋톱박스를 개발하고, 2017년에는 AI 셋톱박스(기가지니)를 만들었다. 대기업과의 거래 실적을 기반으로 해외 24개국에 진출하는 등 올해 1분기(1∼3월) 현재 셋톱박스 출하량만 세계 5위(중국 제외) 규모다.
KT그룹은 내년부터 본격적으로 투자가 이루어지는 5G와 혁신성장 분야에서 가온미디어와 같은 중소기업에 적극적으로 새로운 사업 기회를 제공할 계획이다. 5G망 구축, 장비 공급 및 서비스 개발에 중소기업이 참여할 수 있는 시장 규모는 약 2조 원대로 추산된다.
KT그룹은 현재 중소기업들과 협의체를 구성해 중계기 등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 앞서 4일에는 중소기업이 5G 관련 서비스를 테스트할 수 있는 ‘5G 오픈랩’을 서울 서초구 연구개발(R&D)센터에 개소하기도 했다. 이곳에서는 현재 100여 개 중소기업과 차세대미디어, 사물인터넷(IoT), 자율주행 등 5G 기반 신규 서비스를 공동 개발 중이다.
특히 기가지니, IoT 등 플랫폼을 개방하고, AI 테스트베드 등 기술개발과 사업화를 위한 검증 인프라를 무상으로 제공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중소기업과의 공동 R&D에 100억 원, 경영 안정화를 위해 5년간 5000억 원 규모의 상생협력 펀드를 지원한다.
신무경 기자 yes@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