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년 부진 씻고 세계랭킹 3위 껑충, 페더러-나달 하향세 “당분간 무적”
올해 마지막 메이저 테니스 대회인 US오픈 남자 단식에서 우승을 확정한 노바크 조코비치(31·세르비아)는 라켓을 던진 채 그대로 코트에 ‘대(大)’자로 드러누웠다. 그곳은 2년 전 결승전(US오픈) 패배와 함께 긴 부진의 시작점이 된 미국 뉴욕의 빌리 진 킹 내셔널 테니스 센터였다. 2만3000명이 넘는 관중은 두 번째 ‘조코비치 시대’ 개막을 예감하듯 박수와 환호성을 보냈다.
10일 조코비치는 남자 단식 결승에서 후안 마르틴 델 포트로(30·아르헨티나)를 3-0(6-3, 7-6, 6-3)으로 완파하며 우승 상금 380만 달러(약 42억8300만 원)의 주인이 됐다. 대회 전 6위였던 세계랭킹도 3위로 끌어올렸다. 반면 2009년(US오픈)에 이어 생애 두 번째 메이저대회 우승을 노렸던 세계 3위 델 포트로는 이 패배로 랭킹이 한 계단 하락했다.
메이저대회로 따지면 조코비치의 14번째 우승이었다. 이로써 조코비치는 1990년대 테니스 스타이자 자신의 우상이었던 피트 샘프러스(47·미국)와 함께 메이저대회 최다 우승 공동 3위에 이름을 올렸다. 1위는 로저 페더러(37·20회), 2위는 라파엘 나달(32·17회)이다.
박용국 NH농협은행 스포츠단장은 “조코비치가 다시 본연의 무결점 플레이를 보여주고 있다”며 “30대 후반으로 접어든 페더러와 무릎 부상이 발목을 잡고 있는 나달의 현 상황을 고려하면 조코비치가 다시 세계 테니스 패권을 장악할 가능성이 높다”고 전망했다.
김재형 기자 monam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