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곡가 차이콥스키가 후원자였던 나데즈다 폰 메크 부인에게 쓴 편지의 일부입니다. 차이콥스키는 폰 메크 부인과의 서신 교류에서 늘 조심스러운 말투를 사용했습니다. 따라서 ‘우리는 너무 다르다’고 단언한 이 편지 구절에는 놀라움이 듭니다. 소심했던 그가 ‘모차르트를 좋아하지 않는다’는 후원자의 말에 내심 얼마나 화가 났는지 느껴집니다.
모차르트에 대한 경모는 그가 다섯 살 때 시작되었습니다. 아버지가 가져온 오르골 비슷한 장난감에서 ‘돈 조반니’에 나오는 아리아가 연주되자 어린 차이콥스키가 넋을 잃는 바람에 어머니는 바로 그 선율을 피아노로 연주하는 법을 가르쳐주어야 했습니다. 10대 때는 이탈리아 오페라의 풍성한 선율미에 마음을 뺏기는 바람에 ‘외람되게도’ 한때 모차르트 오페라의 위대성을 의심하기도 했지만, 결국 마음을 고쳐먹었다고 고백했습니다.
이 곡을 초연한 첼리스트 피첸하겐은 차이콥스키의 구성이 효과적이지 않다고 생각했는지 변주의 순서를 바꾸었고, 차이콥스키는 화가 났지만 오늘날에도 피첸하겐이 재구성한 악보가 널리 연주되고 있습니다. 그러나 서울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14, 15일 차이콥스키의 원래 설계대로 이 곡을 감상할 수 있습니다. ‘미클로시 페레니의 차이콥스키’란 제목으로 서울시립교향악단과 협연하는 헝가리 첼리스트 미클로시 페레니가 이 곡을 원보대로 연주합니다. 현악사중주 연주로 익숙한 차이콥스키의 ‘안단테 칸타빌레’도 첼로 독주와 관현악 협연으로 연주됩니다.
유윤종 전문기자 gustav@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