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에 송영길 더불어민주당 의원(왼쪽에서 두번째)이 참석했다.
이성우 한국해양수산개발원 항만물류연구본부장은 11일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에서 열린 동방경제포럼 남·북·러 세션 발표를 통해 이같이 밝히고 중국과 러시아, 한국이 참여하는 나진항 개발사업을 통해 북한을 개방으로 유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날 세션에는 북한 측도 참가했다.
이 본부장은 발표문에서 “지난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 경제제재 결의안을 심의하는 과정에 러시아가 ‘우리나라 상품을 나진항을 경유해 제3국에 실어 나르는 경우 북한에 대한 경제제재 대상에서 제외되어야 한다’고 주장했고 이를 관철시켰다”고 설명했다. 결의안 부칙에 포함된 이런 내용은 중국에도 적용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 러시아나 중국 배가 나진항을 통해 자국 물건을 한국으로 실어 나르는 것은 현 유엔 제재를 위반하지 않고도 가능한 사업이라는 것이다.
이 본부장은 “나진항 중심 복합물류 프로젝트는 중국과 러시아는 물론 한국과 북한 등 참여국 모두에 이익이 되므로 지속가능한 사업이 될 것”이라며 “개발에 필요한 재원은 한국 정부가 세계은행에 제공하는 녹색펀드에서 조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문제에 정통한 당국자는 “러시아가 유엔 제재 결의안 부칙을 통해 양해를 받았고 그것이 중국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며 “그러나 다른 제재 조항에 따라 북한의 항구에 정박한 배는 다른 나라에 정박할 수 없기 때문에 사업에 참여할 선사를 구하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는 현실적인 문제가 있다”고 평가했다.
러시아 선박이 러시아 물건을 싣고 나진항에서 속초항까지를 오갈 수는 있지만 일본이나 중국 등 다른 나라로 가는 경우 제재를 받게 된다는 뜻이다. 선박의 운항 자체는 유엔 제재를 피하더라도 나진항 개발사업은 제재 대상이라는 점도 문제다. 또 다른 관계자는 “나진항과 속초항을 오가는 러시아나 중국 선박의 운항은 현재도 가능하다는 점이 중요한 것”이라며 “제재에 걸리는 나진항 개발사업 등은 북한 비핵화의 진전에 따라 추가적으로 진행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신석호 디지털뉴스팀장kyl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