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당국, 광고 개선안 내년 시행
현재 왼쪽 사진처럼 나오는 보험 광고가 내년부터는 오른쪽 사진처럼 바뀐다. 개선되는 광고는 소비자가 경품을 받을 수 있는 조건 등 유의사항이 큰 글씨로 바뀌는 점이 특징이다. 생명보험협회 제공
40대 주부 김모 씨는 최근 홈쇼핑에서 보험 광고를 보다 경품을 준다는 말에 솔깃했다. 상담만 해도 경품을 받을 수 있다는 설명에 서둘러 주소를 알려줬다. 하지만 경품은 한 달이 지나도 오지 않았다. 그는 답답한 마음에 상담한 번호로 다시 전화를 걸었지만 회사는 묵묵부답이었다.
내년부터 김 씨처럼 경품에 현혹돼 보험사에 개인정보를 제공하는 피해가 없도록 홈쇼핑과 TV의 보험광고 방식이 바뀐다. 방송에서 알아듣기 힘든 ‘속사포 설명’이나 읽기 어려운 ‘깨알 글씨’는 사라질 것으로 보인다.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 등 소비자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좀 더 상세하게 소개된다.
우선 보험사들은 내년부터 홈쇼핑이나 TV에서 보험 상품을 광고할 때 마지막에 덧붙이는 고지 방송을 소비자들이 알기 쉽도록 바꿔야 한다. 고지방송에 나가는 안내 문자 크기는 지금보다 50% 키워야 한다. 중요한 내용을 자막으로 알릴 때는 노래방 화면에서처럼 음성 속도에 맞춰 글씨 색깔을 바꿔야 한다. 주로 보험 가입자가 보험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 보험 청약을 취소할 수 있는 경우, 기존 계약을 해지하고 다른 보험사와 새로 계약할 때 받을 수 있는 불이익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필수 안내사항이 개편 대상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본방송에서 안내된 보장내용과 관련해 지급이 제한되는 사유는 소비자들이 제대로 알 수 있게 고지방송이 아니라 본방송에서 충분히 안내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보험사들은 그간 방송이나 홈쇼핑에서 소비자가 꼭 알아야 하지만 보험사에는 불리한 내용을 본방송에서 제대로 알리지 않는다는 비판을 받았다. 방송 마지막에 덧붙는 고지방송에서 빠르게 말하거나 작은 글씨의 문구를 내보내 얼렁뚱땅 넘어가는 식이었다. 앞으로 보험사들은 회사에 불리한 내용이어도 본방송과 비슷한 속도로 또박또박 친절하게 안내해야 한다.
또 보험사들의 경품은 3만 원어치를 넘지 않는다는 점이 강조된다. 지금은 상담만 받아도 경품을 받을 수 있다는 식으로 안내되는 경우가 많았다. 앞으로는 개인정보를 제공하거나 일정 시간 이상 상담해야 받을 수 있다는 등의 조건이 정확히 공지된다.
또 모든 보험사와 홈쇼핑사가 소비자의 청약철회권, 계약해지권 등 소비자 보호를 위한 필수 안내사항을 알릴 때 쓸 표준문구가 마련된다.
조은아 기자 ach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