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일 아베와 회담땐 2시간반 지각… 최장 대기는 ‘4시간 15분 메르켈’
“기다리게 하는 자=우월한 자?”
국제 외교 무대에서 ‘지각대장’으로 불리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10일(현지 시간)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와의 정상회담에도 지각했다. 회담은 예정보다 약 2시간 반 늦게 시작됐다.
교도통신에 따르면 푸틴 대통령은 이날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한 시간 자체가 늦어지면서 이후 일정이 대폭 밀렸다. 아베 총리는 정시에 블라디보스토크에 도착했으나 푸틴 대통령이 극동지역 지사 모임 출석 등 예정됐던 앞의 일정을 소화하는 동안 하염없이 기다려야 했다.
푸틴 대통령이 가장 오래 기다리게 한 외국 정상은 2014년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로 4시간 15분 지각했다. 6월 한-러 정상회담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을 52분 기다리게 했다. 영국 엘리자베스 여왕(15분)과 프란치스코 교황(50분)을 기다리게 한 일도 있다.
푸틴 대통령이 상습적으로 지각하는 이유에 대해서는 의도적인 것이라는 지적이 적지 않다. 영국 가디언지는 “게임을 자신에게 더 유리하게 이끌기 위한 술수”라고 진단했다.
한편 푸틴 대통령은 11일 오후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에는 오히려 먼저 가서 기다린 것으로 알려졌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