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靑 연이틀 공개압박에 야권 부글부글… 정의당도 “더 세심했어야”

입력 | 2018-09-12 03:00:00

[남북 평양정상회담 D-6]방북초청-비준안 싸고 갈등 커져




美대북정책특별대표 만난 文대통령 “북-미 대화 성공 기대”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1일 청와대에서 스티븐 비건 미국 국무부 대북정책특별대표를 접견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북-미 대화 분위기가 다시 고조되는 기회를 살려 비핵화 대화에서 성공적 결과를 거둬 달라”고 당부했다. 청와대 제공

“언제부턴가 우리 정치에서 중진 정치가 사라지고 이젠 좀처럼 힘을 합하는 장면을 보기 어렵다.”

임종석 대통령비서실장은 1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연인지 몰라도 주요 정당 대표들은 우리 정치의 원로급 중진들이다. 이분들의 복귀가 ‘권토중래’가 아니라 ‘희망의 근거’를 보여주는 것이었으면 한다”며 이같이 적었다. 전날 평양 남북 정상회담 동행 초청을 일언지하에 거절한 국회의장단과 야당을 비판한 것이다. 반면 야당은 “정략적 의도를 담은 무례한 초청”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판문점선언 비준 동의로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세운다는 청와대의 구상은 출발부터 삐걱대고 있다.

○ 청와대 1, 2인자, 정무수석까지 “당리당략”

청와대는 방북 초청을 거절한 국회의장단과 야당 대표들을 향해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 문재인 대통령은 이날 오전 국무회의에서 “중차대한 민족사적 대의 앞에서 제발 당리당략을 거둬주시기 바란다”며 “국회 차원에서도 이번 정상회담을 국회 회담의 단초를 여는 좋은 기회로 삼아주시길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고는 임 실장이 국무회의를 마친 뒤 페이스북에 글을 올렸다. “이미 당리당략과 정쟁으로 어지러운 한국 정치에 (중진들이) ‘꽃할배’ 같은 신선함으로 우리에게 오셨으면 한다”는 것. 원로 배우들이 등장하는 케이블TV의 유명 여행프로그램 이름까지 거론하며 국회의장단과 야당 대표들이 제 역할을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의 공개 초청에 자유한국당 바른미래당에 이어 국회의장단까지 거부하자 내부적으로 격앙된 반응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방북 동행을 설득하기 위해 국회를 찾은 한병도 대통령정무수석비서관도 말에 뼈가 있었다. 한 수석은 “정상회담을 앞두고 여당, 야당 정치적 이해관계를 생각하는 것 자체가 난센스”라고 말했다.

○ 정의당도 “사전 조율 아쉬워”

청와대의 이틀 연속 압박에 국회는 더욱 반발했다. 바른미래당 손학규 대표는 한 수석과 만난 뒤에 기자들에게 “오지 말라고 했는데 뭐 하러 왔냐고 했다. 우리나라 정치의 체통도 생각해야 한다”며 불쾌감을 감추지 않았다. 한국당 김성태 원내대표는 “(청와대가) 억지로 국회를 곁가지로 끌어넣는 모습이 자연스럽지 못하다”고 했다.

방북 요청을 수락한 정의당 이정미 대표도 의원총회에서 “국회의장단과 정당 대표의 동행 방북이 초유의 일인 만큼 사안의 중대성을 감안해 충분한 사전 조율이 필요했다”고 지적했다.

청와대는 방북 동행 요청을 수락한 더불어민주당 민주평화당 정의당과 함께 방북하는 일정을 강행할 방침이다. 한 수석은 “(방북에) 참석하겠다는 당을 배제할 순 없으니 (일부만) 모시고 가는 쪽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했다. 여당 관계자는 “판문점선언 비준을 위해선 야당의 협조가 필요한 상황에서 ‘우린 할 일 다 했다’고 국회를 몰아붙이는 듯한 태도는 아쉽다”고 말했다.

문병기 weappon@donga.com·최고야·장원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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