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니퍼트. 스포츠동아DB
올 시즌부터 KT 위즈 유니폼을 입은 더스틴 니퍼트(37)는 KBO리그에서만 100승을 거둔 특급 외국인투수다. 물론 최초기록이다. 탈삼진도 1000개를 돌파했다. 이 또한 외국인투수로는 처음이다. 모두 올 시즌 중반 달성했다. 2011년부터 지난해까지 몸담은 두산 베어스에서 이뤘더라면 더욱 각별했을 법한 대기록들이다.
두산이 7년간 에이스로 활약한 니퍼트와 지난 겨울 재계약을 포기하자 모두가 의아해했다.
충성도 높은 두산 팬들 중 일부도 구단의 냉정한 처사에 적잖이 아쉬움을 토로했다. 그러나 프로의 세계는 실력과 비즈니스가 좌우한다. 비정한 그 속성을 누구도 부인할 수 없다. 니퍼트 역시 담담히 새 길을 모색했고, KT와 손을 맞잡았다.
그러나 니퍼트의 투구 내용과 KT의 경기 내용을 살펴보면 얘기는 좀 달라진다. 11일 SK 와이번스전이 대표적이다. 니퍼트는 7회까지 1안타 2볼넷 9탈삼진 무실점으로 역투했다. 시즌 첫 무실점 선발등판 경기였다. 그럼에도 승리를 따내지 못했다.
3-0으로 앞선 가운데 니퍼트의 뒤를 이은 불펜이 블론세이브를 합작했다. 연장 10회말 끝내기 패배 상황에선 아쉬운 수비까지 곁들여졌다. 1사 만루서 대타 나주환의 내야땅볼 때 홈 승부를 택한 뒤가 나빴다. 스타트가 늦었던 1루주자 최정도 2루에서 포스아웃으로 잡을 수 있었으나 후속 플레이는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 병살 기회를 놓친 KT는 곧바로 김성현에게 끝내기안타를 맞고 3-4로 패했다.
100승 고지를 밟은 뒤로 니퍼트는 퀄리티스타트(QS·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만 7회를 기록 중이다. QS+(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 투구)도 4회다. 그러나 세 차례 패전만 떠안았다. 4년 연속 꼴찌 위기에 빠진 KT의 어두운 단면이다.
정재우 기자 jac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