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장 통째 베끼기 등 매년 증가… 교사추천서 표절 의심사례도 늘어
지원자의 자소서는 최근 3년간 다른 자소서와 비교해 주는 ‘유사도 검색 시스템’에서는 최대 유사도가 3%로 낮게 나왔지만 체크된 네 문장이 표절이란 표시가 떴다.
이 학생은 ‘의미 있는 교내활동’ 질문에 심폐소생술 훈련을 내세우며 ‘강연이 끝난 후 애니 인형을 통해 직접 심폐소생술을 실습하는 활동을 했습니다’라고 썼다. B 씨는 “심폐소생술을 쓴 다른 학생들의 글에서 ‘대한적십자사에서 오신 강사 선생님으로부터’라는 문장의 앞부분만 빼고 뒷부분을 똑같이 썼다”고 말했다.
이 학생의 사례처럼 대학에서 자소서 표절 적발로 불합격 처리된 사례가 매년 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12일 국회 교육위원회 김해영 의원(더불어민주당)이 한국대학교육협의회(대교협)에서 제출받은 자료를 분석한 결과 2018학년도 대입 전형에서 자소서 표절로 불합격 처리된 사례는 1406명에 달했다. 자소서 표절로 인한 불합격자 수는 2016학년도 1261명, 2017학년도 1390명으로 매년 조금씩 늘어나는 추세다.
대교협은 2012년부터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통해 지원자의 자소서와 다른 글의 유사도가 5% 미만이면 A(유의), 5∼30% 미만은 B(의심), 30% 이상이면 C(위험)로 분류한다. 유사도가 높을 경우 각 대학은 전화 조사, 현장 실사 등으로 개인 소명을 받아 표절 여부를 판단한다. 유사도가 높더라도 자신의 것을 타인이 표절한 것으로 판명돼 최종 합격하는 사례도 있었다. 대교협 관계자는 “양과 상관없이 똑같은 내용을 베낀 경우엔 유사도가 높게 나올 수 있다”고 설명했다.
2022학년도부터 폐지되는 교사추천서 표절 의심 사례도 늘고 있다. 유사도 검색 시스템을 통해 적발된 교사추천서 표절 유의, 의심, 위험 사례는 2015학년도 16만5107명에서 2018학년도 17만3282명으로 증가했다.
김정현 한국대학입학사정관협의회장은 “사교육 업체를 통해 자소서를 쓰는 경우가 있다 보니 표절로 의심되는 사례가 나온다”며 “다른 부분의 점수가 높더라도 표절은 지원자의 인성과 도덕성 문제이기 때문에 합격할 수 없다”고 말했다.
박은서 기자 clue@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