망명설-감금설… 도대체 무슨 일이
6월 탈세의혹 제기뒤 행방묘연… 소속사 등 침묵속 가짜뉴스 난무
런민일보, 고소득스타 비판 기고에 일각 “그에게 큰일 일어난것” 주장
“中 영화산업 변화 계기” 전망도

중국을 대표하는 여배우 판빙빙은 지난해 중국 배우 중 가장 많은 4500만 달러(약 508억 원)의 수입을 올렸지만 올 6월 탈세 의혹에 휩싸였다. 판빙빙 소속사 측은 탈세 의혹을 부인했지만 판빙빙은 6월 이후 석 달째 행방이 묘연한 상태다. 동아일보DB
8일 중국 아이돌그룹 ‘나인퍼센트’의 팬 미팅에서 멤버 판청청(范丞丞·18)은 울음을 터뜨리며 의미심장한 발언을 했다. 이날 홍콩과 대만의 연예매체들은 그의 발언을 소개하며 “누나 이름을 직접 언급하진 않았지만 관련 이야기를 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판청청의 누나는 석 달째 행방이 묘연한 중국 톱스타 판빙빙(范冰冰·37).
실종, 망명, 감금, 심지어 사망설까지, 중국에서 가장 높은 수입을 올린 배우 판빙빙을 둘러싸고 온갖 ‘설’이 난무한다. 판빙빙은 할리우드 영화 ‘엑스맨: 데이즈 오브 퓨처 패스트’(2014년), 한중일 합작영화 ‘마이웨이’(2011년) 등에 출연한 세계적인 배우인데 7월 이후 자취를 감췄다. 6월 중국 언론이 그의 이중계약서와 탈세 의혹을 제기한 직후부터다.
사정이 이렇지만 판빙빙의 소속사는 별다른 입장을 내놓고 있지 않다. 홍콩 펑황왕(鳳凰網)에 따르면 8일 현재 베이징의 판빙빙 소속사 사무실은 어디론가 이전한 듯 사라져 버린 상태였다. 최근 들어 중국 관영 언론들은 우회적으로 판빙빙을 비판하는 보도를 내놓고 있다. 특히 베이징사범대가 발간한 ‘중국 연예인 사회적 책임 수행’ 순위에 따르면 1∼100위 중 판빙빙은 100점 만점에 0점으로 최하위를 기록했다. BBC에 따르면 이 평가는 직업적 성과, 자선활동, 개인적 청렴함 등 3대 기준으로 작성되는데 보통 60점 이상의 점수를 받아야 ‘사회적 책임’을 수행한 것으로 여겨지며 낮은 평가를 받은 배우는 사회에 악영향을 준다는 비난을 받는다. 신화통신과 런민(人民)일보 등은 이달 초 이 순위를 보도하며 높은 순위의 스타들을 소개했지만 0점을 받은 판빙빙에 대한 언급은 따로 하지 않았다.
판빙빙 같은 초고소득 스타를 우회적으로 비판하는 기고도 실렸다. 11일 런민일보는 ‘지나치게 높은 출연료에 대한 생각’이라는 기고문에서 “정상 범위를 넘어 천문학적인 보수를 받는 연기자는 소수”라며 “법률과 정책 틀 속에서 시장 규율을 존중함으로써 정확한 해결책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에서 운영되는 중국어 뉴스사이트 둬웨이(多維)는 12일 “해당 기고에서 언급한 ‘소수 연예인’은 판빙빙”이라며 “중국 공산당 기관지가 판빙빙에 대한 글을 실은 것은 그에게 확실히 ‘큰일’이 났다는 것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판빙빙은 2015년 아시아 배우 최초로 포브스 선정 최고 소득 여배우 4위에 올랐으며 지난해에도 4500만 달러(약 508억 원)로 중국 연예인 최고 수입을 기록했다.
구가인 기자 comedy9@donga.com / 베이징=윤완준 특파원 zeitu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