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 감포생아귀 생아귀수육. 석창인 씨 제공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아구의 표준말은 아귀이지만 ‘귀’자가 조금 무섭기도 하고, 발음도 불편해 아구를 더 많이 사용합니다. 반면에 도박을 소재로 한 영화에 ‘아귀’라는 별명을 가진 잔인한 사람이 등장하는데, 만약 ‘아구’라 불렸다면 ‘타짜’ 이미지는 많이 희석되었을 겁니다. 아귀는 동해안과 서해안에서 주로 잡히는 삼세기(삼숙이 혹은 삼식이)와는 종이 다르지만, 인천의 물텀벙과 같은 어종입니다. 둘 다 무섭고 못생긴 걸로는 일가견이 있지만 반전의 맛을 갖고 있지요.
젊은층도 아귀를 많이 찾는데, 포슬포슬한 살과 쫄깃한 내장도 맛있지만 특유의 젤라틴 부위를 좋아한다는군요. 그러나 어르신들은 탕이나 찜보다 수육을 선호합니다. 수육에는 옅은 주황색의 간이 들어 있습니다. 아귀의 간은 일본에서 ‘안키모’라고 해서 고급 푸아그라 이상으로 대우를 해줍니다. 푸아그라는 비릿한 피맛이 강하지만, 아귀의 간은 피맛보다 독특한 풍미가 일품이지요. 아귀 위와 대창 같은 내장도 씹는 질감이 쫀득하여 맛이 좋습니다. 결국 간과 내장을 같이 즐기려면 아무 분칠하지 않은 수육으로 드시는 것을 추천합니다. 고추장이나 고춧가루로 벌겋게 양념하여 버무리면 너무 매워서 속칭 ‘네 맛도 내 맛도’ 아닌 경우가 많습니다. 비싸고 귀한 생아귀를 매운 요리로 먹는 것은 한우 특등급 부위로 양념 불고기를 만들어 먹는 것과 비슷한 경우는 아닐지요.
석창인 석치과 원장·일명 밥집헌터 s2118704@naver.com
○ 감포생아귀 경기 수원시 권선구 장다리로 125-1 생아귀수육(소) 6만 원 생아귀찜·탕(소) 4만 원
○ 마산옥 서울 강남구 강남대로152길 9 아귀수육(중) 5만 원 아구찜·탕(소) 3만5000원
○ 오동동아구할매집 경남 창원시 마산합포구 아구찜길 13 아귀수육(소) 4만 원 생아귀찜(소) 2만5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