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월 9일 내한공연 갖는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
네만야 라두로비치는 “음악 예술 등 지금 할 수 있는 걸 최대한 즐기는 게 중요하다”며 “요즘에는 요가와 명상에 빠져 있다”고 말했다. 마스트미디어 제공
열정적인 연주 매너와 록 스타 같은 옷차림, 길게 풀어 헤친 파마머리…. ‘21세기의 파가니니’라 불리는 세르비아 태생 바이올리니스트 네만야 라두로비치(33)가 10월 9일 오후 5시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갖는다. e메일로 만난 그는 “2년 전 한국의 클럽 무대에 잠깐 오른 이후 다시 올 날을 손꼽아 기대했다. 열정적인 한국 관객과의 만남을 기대한다”고 했다.
라두로비치는 세르비아의 수도 베오그라드에서 어린 시절을 보냈다. 일곱 살 때 처음 찾은 음악학교에서 그를 눈여겨본 은사의 추천으로 바이올린을 들었다. 14세에 프랑스 파리로 건너간 뒤 2006년 지휘자 정명훈이 이끄는 라디오 프랑스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와 호흡을 맞추면서 이름을 알렸다. 프랑스의 권위 있는 음악상인 ‘음악의 승리상’도 받았다.
그는 실력 외에도 틀을 벗어난 연주 매너와 외모로 유명하다. 모든 무대에 가죽 재킷과 부츠 등 개성 있는 그만의 스타일로 등장한다. 이 때문에 실력이 아닌 다른 요소로 명성을 얻으려 한다는 뾰족한 시선이 날아들기도 한다.
“정장을 입고 무대에 섰을 땐 내가 펭귄처럼 우스꽝스럽게 느껴졌어요. 무대에서는 온전한 나 자신이 아니면 연주를 할 수 없다는 사실을 깨달았죠. 그래서 느끼는 대로, 원하는 대로 헤어스타일을 표현하고 옷을 입습니다.”
“클래식 외에도 다양한 음악을 가까이 합니다. 요즘은 아름답고 강렬한 인디언 음악에 빠져 있죠. 음악은 장르에 관계없이 다채로운 감정을 선물한다는 점에서 하나로 연결된 유기체라고 생각합니다.”
라두로비치는 솔리스트뿐 아니라 앙상블 활동도 활발히 한다. 현악 오중주인 ‘데블스 스릴’과 현악 오케스트라인 ‘더블 센스’를 이끌고 있다. 그는 “만족스러운 앙상블이 나올 때 더 완벽한 솔리스트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이번 공연에서 그는 1800년대 중후반에 활동한 프랑스 작곡가들의 작품을 선보인다. 생상스의 ‘죽음의 무도’, 프랑크의 ‘바이올린 소나타 가장조’, 드뷔시의 ‘바이올린 소나타 사단조’, 라벨의 ‘치간’, 쇼송의 ‘시’ 등이다. 그는 “소품곡들은 개성이 뚜렷해 비교하며 감상하기에 좋을 것이다. 소나타는 프로그램 전체의 중심을 잡는 기둥 역할을 하는데, 프랑크에서 드뷔시로 이어지는 두 개의 소나타가 어떤 대화를 나누는지 살피면 흥미로울 것”이라고 했다. 4만∼10만 원.
이설 기자 snow@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