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남북 평양정상회담 D-1]軍 대비태세 문제없는 범위내 확장 남북 GP 10여개씩 시범철수 유력
남북이 평양 정상회담에서 채택할 ‘포괄적 군사 분야 합의서’에 군사분계선(MDL) 일대 비행금지구역을 확대하는 방안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비무장지대(DMZ) 내 감시초소(GP)에 대해선 단계적 철수 방안이 구체적으로 담길 가능성이 높다.
16일 복수의 정부 소식통에 따르면 남북 군 당국은 최근 이 같은 내용을 합의서에 담는 것으로 견해를 좁히고 막바지 조율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남북 군 당국은 상대방에 대한 군사적 적대행위를 전면 중지한다는 내용을 담은 4·27 판문점선언 발표 이후 장성급 회담 및 군사실무회담을 거쳐 이행 방안을 마련해 왔다.
주목되는 부분은 북한이 줄곧 요구해온 “MDL 양측 60km 이내에서는 한미 및 북측 정찰기 비행을, 40km 내에선 전투기 등 군용기 비행을 중지하자”는 주장이 합의서에 어떤 식으로 담길지다. 군 당국은 MDL 60km 이내에서의 공중 정찰 활동이 중단될 경우 북한의 핵·미사일 공격 징후를 사전 포착해 선제 타격하는 ‘킬체인’에 구멍이 생기는 등 대북 대비태세에 심각한 영향을 끼칠 수 있다고 보고 이 같은 요구에 난색을 표해 왔다. 이 때문에 합의서엔 양측 8km로 설정된 기존 비행금지 구역을 우리 군 대비태세에 영향을 주지 않는 선에서 조금 더 확장하는 내용이 담길 것으로 알려졌다.
관건은 서해 북방한계선(NLL) 일대를 평화수역으로 만드는 문제다. 북한은 이번에도 NLL을 인정하지 않고 NLL 이남으로 최대 15km나 내려와 있는 이른바 ‘서해 경비계선’을 해상경계선이라고 주장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해상경계선 문제를 놓고 남북이 첨예하게 대립하다 평화수역화 논의가 다시 무산될 수 있다는 말도 나온다. 정부 소식통은 “NLL 문제는 남북이 접점을 찾기 어려운 만큼 해상경계선을 명시하는 대신 이번엔 NLL 일대에서의 해상사격 중지 등 적대 행위 중단 방안에 한해 합의서에 담을 것으로 안다”고 했다.
손효주 기자 hjso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