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9 FIBA 농구월드컵 아시아예선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라건아(오른쪽). 사진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선장을 잃은 한국농구대표팀의 향방은 어떻게 될까.
농구대표팀은 2018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게임(AG) 일정을 마친 뒤 2016년부터 팀을 맡았던 허재(53) 감독이 자리에서 물러났다.
새 감독을 선임할 만한 여유가 없었다. AG 직후 2019국제농구연맹(FIBA) 월드컵 아시아-오세아니아 지역예선 2라운드(14일 요르단 원정, 17일 고양 홈)에 나서야 했다. 허 감독을 대신해 김상식(50) 코치가 감독대행으로 팀을 맡았다.
김 감독대행 체제의 농구대표팀은 17일 고양체육관에서 열린 시리아와의 홈경기에서 리카르도 라틀리프(41점·17리바운드)와 이정현(14점·7어시스트)을 앞세워 103-66으로 승리했다. 지난 14일 요르단 원정에서 승리(86-75)한 농구대표팀은 어수선한 분위기 속에서도 두 차례 A매치를 잘 치러냈다.
한국 남자 농구대표팀 김상식 감독대행. 사진제공|대한민국농구협회
고양에서 만난 김 감독대행은 “분위기를 추스르기가 쉽지 않았는데, 그동안 함께해 온 선수들이 이 상황을 이해하고 잘 따라줬다. 덕분에 다행스럽게 중요한 경기를 잘 치러냈다”고 밝혔다. 김 감독대행 체제도 시리아와의 홈경기를 끝으로 막을 내렸다. 김 감독대행은 “일단 내 역할은 여기까지다. 추후 거취에 대해 협회로부터 별다른 이야기를 듣지는 않았다”고 말했다.
일단 경기력향상위원회 재구성 여부를 결정한 뒤 감독선임 작업을 해야 한다. 갈 길은 멀지만 시간이 충분하지는 않다. 농구대표팀은 11월 29일 레바논(원정), 12월 2일 요르단(홈)과 지역예선 2라운드 3, 4차전이 예정되어 있다.
여유가 없는 가운데에 농구대표팀의 틀을 유지해나가기 위해서는 김 감독대행을 감독으로 선임하는 것이 가장 효율적인 방안이 될 수 있다. 김 감독대행은 일단 이번 두 차례 A매치에서 득점루트 다양화, 상황 변화에 대한 발 빠른 대처로 좋은 평가를 받았다. 대표팀 선수들도 김 감독대행과 함께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고양|정지욱 기자 stop@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