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올림픽 30주년 기념식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 글 적힌 올림픽공원 ‘영광의 벽’ 제막식도
“사진 좀 찍어주세요”
17일 서울 올림픽공원 수변무대. 1988 서울 올림픽 30주년 기념식 사전행사 ‘영광의 벽’ 제막식에 참가한 50여 명의 서울 올림픽 당시 자원봉사자는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의 글이 적힌 벽 앞에 삼삼오오 모여 사진을 찍으며 자축하는 시간을 가졌다.
대한체육회와 국민체육진흥공단은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기념해 조직위원회 1488명, 선수단 645명의 이름과 2만7000여 명의 자원봉사자에 대한 감사 메시지가 적힌 ‘영광의 벽’을 마련했다. 조직위원회·선수단·자원봉사자 대표 20명은 손수 영광의 벽을 가린 천막을 걷어냈다. 직접 제막에 나선 자원봉사자 신진섭 씨(77)는 “30년 만에 자원봉사자들의 노고를 알아주는 기념물이 생겨 기쁘다. 당시에는 단지 즐거워서 했던 일인데 나라 발전에 도움이 됐다고 생각하니 뿌듯하다”고 말했다.
이어령 전 문화부 장관은 개회사에서 1988년 당시 문화부 장관으로 개·폐회식 총감독을 맡았던 비화를 전했다. “중국을 떠오르게 하는 용, 일본 문화와 가까운 부채춤을 빼고 한민족의 ‘비움의 문화’를 보여주고자 했다. 그 결과가 굴렁쇠 소년이었다. 텅 빈 운동장과 짤막한 침묵 속에서 전쟁과 차별, 갈등이 없는 동심을 보여주고자 했다.”
도종환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서울 올림픽은 동서 국가가 12년 만에 하나가 된 순간이었다. 2018년 평창 겨울올림픽에서는 남과 북이 한반도기를 앞세워 개회식에 공동 입장했다. 2032년 서울·평양 여름올림픽 유치에 성공한다면 한민족이 진전된 평화의 길을 보여줄 수 있다”고 말했다.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안민석 위원장 역시 “남북 정상회담에서 문재인, 김정은 두 정상이 2032년 올림픽 공동 유치를 합의하고 선언하길 바란다”고 말했다.
한편 국민체육진흥공단은 내년 2월까지 올림픽공원 소마미술관에서 ‘올림픽 조각 프로젝트―포스트88전’을 개최하고, 다음 달 3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손기정 평화마라톤’을 여는 등 다양한 서울 올림픽 30주년 기념행사를 치른다.
조응형 기자 yesbr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