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치 않는 술자리만 해도 싫은데, 상사 비위까지 맞춰야 한다니. KBS ‘회사 가기 싫어’는 직장인의 ‘워라밸’을 망치는 회사의 민낯을 위트 있게 꼬집는다. KBS 제공
“요즘은 옛날처럼 회식에 강제로 참석하게 하는 분위기가 아니니까 편하게 얘기해. 약속 없지?”
모두가 퇴근 시간을 기다리며 시계를 흘금거리는 오후, 별안간 ‘이사님’이 사무실에 들이닥쳐 쩌렁쩌렁 회식을 공지한다. 편히 얘기하라는 상사의 말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여선 안 된다는 것쯤은 모두가 아는 사실. ‘할많하않(할 말은 많지만 하지 않는)’ 직원들은 억지웃음을 지어 보이며 애인에게 톡을 남긴다. “자기야, 오늘 영화 못 볼 것 같은데….”
‘회사…’를 기획한 조영중 PD는 “직장인의 생생한 목소리를 담고자 했다. 2회(19일 방송 예정)에서는 주 52시간 근무제도와 수직적인 조직문화 간의 괴리에 따른 혼란상을 집중 조명할 것”이라고 밝혔다.
채널A·스카이드라마의 ‘식구일지’(위쪽 사진)와 SBS플러스 ‘야간개장’은 연예인 출연진의 퇴근 후 일상을 통해 주 52시간 시대에 늘어난 여가시간을 가치 있게 보낼 방법을 모색한다. 채널A·SBS플러스 제공
이달 말 첫 방송 예정인 tvN ‘주말사용설명서’ 역시 주말에 가볼 만한 곳, 해볼 만한 것들을 출연진이 직접 체험하며 소개하는 포맷. 제작진은 “워라밸을 중시하는 사람들이 늘어난 만큼 주말에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여행지와 힐링 아이템을 풍성하게 소개하고자 한다”고 의도를 밝혔다.
‘저녁이 있는 삶’의 의미를 되짚어보는 예능 프로그램도 눈에 띈다. 채널A와 스카이드라마가 공동 기획한 예능 ‘식구일지’는 ‘홈밥(home+밥)’이 주제다. 출연진에게 주어진 ‘한 달간 식구가 함께 저녁 먹기’린 미션은 간단해 보이지만, 네 가족이 평일에 매일 오후 7시 모이는 건 녹록지 않은 일. ‘홈밥’ 미션에 도전한 가수 겸 배우 예원은 “프로그램 이전엔 가족이 서로의 일과도 잘 몰랐는데, 30일간 미션에 도전하며 가족의 소중함을 새삼 느꼈다”고 말했다.
이지운 기자 eas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