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여름내 페디큐어에 지친 발톱, 이젠 쉬렴

입력 | 2018-09-19 03:00:00

[홍은심 기자의 40에 미치(美致)다]




페디큐어는 보기에 예쁘지만 자칫 발 건강을 해칠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동아일보DB

여름내 샌들 같이 앞이 트인 신발을 자주 신었다. 발이 노출되면서 알록달록 갖가지 예쁜 색으로 발톱을 칠하는 페디큐어도 많이 했다. 하지만 이렇게 수시로 발톱 색을 바꿔가며 기분을 상큼하게 만들어줬던 페디큐어가 자칫 발톱과 발가락 건강을 해칠 수 있다고 한다.

페디큐어는 발톱에 바른다는 특성상 위생에 더 취약한 부분이 있다. 아무래도 손보다는 발에 세균이 많고 땀도 많이 나기 때문이다. 잦은 페디큐어로 어느 순간 발톱이 얇아지고 갈라지고 부서지기까지 한다면 발톱 건강을 의심해 봐야 한다.

발톱 손질 단계에서 사용하는 휘발성 강한 아세톤 같은 화학제품과 접착제 성분은 발톱에 자극을 주고 수분과 영양분 공급을 방해한다. 이런 화학물질에 장기적으로 노출될 경우 발톱이 갈라지고 쉽게 부서진다. 증상이 진행되면 조갑박리증 같은 질환이 생길 수도 있다. 최근 유행하고 있는 젤 네일은 일반 페디큐어에 비해서 제거하는 데 많은 양의 아세톤이 필요하고 제거가 잘 안될 경우 사포를 사용하기도 한다. 이는 발톱에 심한 자극을 줄 수 있다.

과도한 큐티클 제거도 문제다. 페디큐어를 할 때 깔끔하게 없애버리는 큐티클은 본래 발톱을 보호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다. 큐티클 제거는 세균감염의 위험을 높이고 조갑의 뿌리 부분인 조갑 기질을 손상시켜 손발톱이 정상적으로 자라는 것을 방해한다. 조갑 기질이 손상되면 발톱이 울퉁불퉁하게 자라는 ‘조갑감입증’을 일으킬 수 있다. 조갑감입증은 손톱이나 발톱 가장자리가 살에 파고들어 피부에 상처를 내고 염증과 감염을 일으킨다. 상처 부위를 누르면 아프고 피부가 빨개지며 국소부위가 부어오른다. 육아조직이 생기고 고름이 나오기도 한다. 보통 신발의 압박을 받는 엄지발가락에 생기기 쉽고 발이 더럽거나 발톱을 잘못 깎았을 때 많이 생긴다. 소독이 제대로 되지 않은 기구를 사용해 발톱 손질을 받는다면 세균감염과 곰팡이, 무좀균 등에 노출되기 쉽다.

컬러링 과정도 발톱 건강에 그다지 좋지 않다. 페디큐어 제품은 종류에 따라 톨루엔, 디푸틸 프탈레이트, 포름알데히드, TPHP 등의 화학물질을 포함하고 있다. 소량이지만 만성적으로 노출될 경우 체내에 내분비계 교란, 염증 등의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네일 스티커나 큐빅은 직접 바르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안전할 거라 생각하지만 스티커 제제 특성상 부착 부위에 이물질이 같이 붙을 가능성이 높아 장기간 부착 시에는 역시 감염이나 비위생적인 상태를 만들기 쉽다.

건강한 페디큐어를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역시 위생이다. 페디큐어 전후로 발을 씻고 개인 도구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 네일 리무버의 경우 아세톤이 함유되지 않는 제품을 사용하는 것이 좋다. 스티커형 제제는 장기간 부착하지 말고 떼어낸 후에는 반드시 발을 잘 씻어 이물질이 부착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

페디큐어 후에 발가락이 벌겋게 달아오르거나 감염 증세가 보일 경우 방치하면 패혈증 등으로 이어질 수 있으니 반드시 병원을 찾아 항생제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한다. 무엇보다 페디큐어는 가급적 자주 하지 않는 것이 좋다. 한번 하고 제거한 후에는 일정기간 발톱에게도 쉴 수 있는 시간을 주도록 하자.

도움말=이운하 인제대 상계백병원 피부과 교수

홍은심 기자 hongeunsim@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