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 일민미술관 앞에서 서울시설공단 소속 정승만 반장이 따릉이를 내려 대여소에 채워 넣고 있다. 최혁중기자 sajinman@donga.com
13일 오전 7시경 서울 종로구 세종문화회관 지하 주자창 내 사무실. 서울시 공유자전거 ‘따릉이’ 10대가 실려 있는 1t 트럭에 올라탄 서울시설공단 공공자전거운영처 분배팀 소속 정승만 반장(41)이 말했다. 정 반장은 서울 사대문 안에 있는 대여소로 따릉이를 분배하는 업무를 맡고 있다.
정 반장을 비롯한 따릉이 분배팀은 우리 몸에 비교하면 ‘적혈구’ 같은 역할을 한다. 따릉이는 빌린 곳과 반납하는 곳이 다른 편도 방식으로 운영된다. 이 때문에 반납보다 대여가 많은 곳은 대여소가 텅텅 비게 된다. 따릉이를 적시에 수거해 적소에 재분배할 필요가 있다. 강남과 강북 두 개 관리소에서 운영하는 분배팀 인력 140명이 이를 담당한다. 성수기에는 ‘야간 순찰’도 돈다. 이들을 포함한 운영 인력은 모두 222명이다.
오전 7시 50분경, 태블릿PC에서 모바일 메신저 알림음이 들렸다. ‘따릉이 미반납 건이 발생했다’는 내용이었다. 분배뿐 아니라 고장이 났거나 오류를 일으킬 경우 이를 점검하는 것도 이들의 임무다. 다행히 이번 미반납 건은 단순 전산 오류였다. 그러나 가끔 황당한 미반납 사례가 나온다. 장 반장은 “대여소가 아니라 아무 주차장에 세워놓고 가져가라고 하는 경우도 있다. 서울 전체에서 하루에 한두 건은 이런 일이 있다”고 전했다.
13일 서울 종로구 세종대로사거리 일민미술관 앞에서 서울시설공단 소속 정승만 반장이 따릉이를 차에서 내리고 있다. 최혁중 기자 sajinman@donga.com
따릉이의 인기가 나날이 높아지면서 분배팀의 손도 계속 바빠지고 있다. 장 씨는 “따릉이 동시 이용자가 초기에는 수백 명 수준이었는데 이제는 많을 때는 5000명이나 된다”고 말했다. 여기에 9월 들어 날씨가 선선해지면서 이용자가 늘었다. 서울시는 전기 따릉이 1000대를 내년 시범 설치하는 등 ‘3만 대 시대’를 위해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분배팀 등 운영 인력 충원 필요성도 함께 커지고 있다.
“채워 놓은 따릉이가 30분도 안돼 없어진 걸 보면 인기가 실감나요. 끝없이 채워 넣기만 하는 일이 가끔 지치지만 그래도 ‘시민의 발’이 될 수 있어 기분 좋습니다.”
권기범 기자 kaki@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