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스크린골프업계 1위인 골프존이 비가맹업소 불공정행위에 대한 시정대책이 최근 공정위로부터 기각되면서 과징금이나 검찰 고발 등의 제재를 받을 위기에 처했다. 사진은 골프존 본사. 사진제공|골프존
■ 공정위 ‘거래 거절’ 골프존 피해구제안 기각
가맹점만 신제품 차별 공급 혐의
공정위, 골프존 시정방안 퇴짜시켜
향후 과징금·검찰 고발까지 갈 수도
비가맹업소에 대한 ‘갑질’ 논란을 빚은 골프존이 제재 초읽기에 몰렸다. 공정거래위원회(이하 공정위)는 전원회의에서 골프존의 불공정행위 관련 동의의결 절차 개시 신청을 기각했다고 18일 밝혔다.
골프존은 2016년 8월부터 가맹사업으로 전환하면서 거래하는 스크린골프장 중 가맹점과 비가맹점을 차별하거나 거래를 부당하게 거절한 혐의를 받고 있다. 골프존은 가맹점에는 신제품 골프 시뮬레이터 투비전(2016년 7월 출시)과 투비전 플러스(2018년 4월 출시)를 공급했지만, 비가맹점들에게는 2014년 12월 출시한 비전 플러스 이후 어떠한 신제품도 공급하지 않았다. 비가맹점 업주들은 이러한 골프존의 행위를 처벌해달라며 2016년 공정위에 신고했다. 올해 4월 현재 골프존의 가맹점은 662개, 비가맹점은 3705개에 달한다.
공정위는 조사 끝에 8월 2차 전원회의를 열 예정이었으나, 8월13일 골프존이 동의의결 절차 개시를 신청하며 중단됐다. 골프존은 불공정 행위를 인정하면서 비가맹점 피해 구제와 거래 질서 개선을 위한 동의의결안을 공정위에 제출했다. 동의의결안에서 골프존은 신제품 구입하려는 비가맹점이 전체 절반(50%)을 넘으면 비가맹점용 신제품을 개발·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또한 300억원을 출연해 경쟁 매장이 200m 이내에 있는 골프존 스크린골프장이 폐업이나 이전을 원하면 장비 매입과 보상금 지급 등을 실시하고, 200m 이내 신규 출점 제한도 2020년까지 연장하겠다고 제시했다.
하지만 공정위는 골프존, 3개 비가맹점주 사업자단체, 가맹점주 사업자 단체 사이의 의견차이가 너무 크다며 동의의결안을 기각했다. 공정위 관계자는 “골프존도 이것이 최종안으로 더이상 수정·보완 의사가 없음을 밝혔다”고 공개했다.
공정위는 전원회의를 다시 열어 골프존의 법 위반 여부, 제재수준 등을 결정하는 본안심의에 들어간다. 법 위반이 맞다고 판단하면 골프존은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 검찰 고발조치까지 받을 수 있다.
김재범 기자 oldfiedl@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