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국 “24일부터 관세부과 조치”
○ 중국 대미 수출액 절반, 관세 폭격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성명에서 “미 무역대표부(USTR)에 약 2000억 달러어치의 중국산 수입품에 추가 관세를 부과할 것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내년 1월부터 관세가 25%로 인상된다”고 강조했다. 자전거, 카메라, 가구, 해산물 등이 포함된 5745개 품목이 대상이다. 1차 관세 폭탄(7, 8월 500억 달러어치 관세 부과)까지 포함하면 지난해 중국의 대미 수출액(5056억 달러)의 절반가량이 관세 폭탄을 맞게 되는 셈이다.
스티븐 므누신 미 재무장관과 류허(劉鶴) 중국 부총리가 27, 28일 워싱턴에서 무역 협상을 벌일 계획이었지만 미국이 대규모 추가 관세 부과를 결정하면서 협상이 물 건너갈 가능성이 커졌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이날 중국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정부가 협상단 파견 계획을 재검토하고 있다고 전했다.
○ 중국도 보복관세 부과하기로
중국 국무원 관세세칙위원회는 18일 공고를 통해 600억 달러 규모의 미국산 제품 5207개 품목에 5∼10%의 관세를 부과한다고 밝혔다. 공고는 24일 낮 12시 1분을 기해 관련 조치를 시행한다고 덧붙였다.
○ ‘블랙 블랙프라이데이 되나’ 우려 커져
트럼프 행정부는 충격을 완화하기 위해 소비자 가격 인상이 불가피한 애플 등의 스마트워치, 블루투스 장치, 자전거 헬멧, 카시트 등 300개 품목을 관세 부과 대상에서 제외했다.
하지만 많은 소비재 품목이 대거 관세 폭탄을 맞게 돼 미국 최대 쇼핑 대목인 연말 블랙프라이데이 시즌까지 타격을 받을 가능성이 커졌다. 전미소매업연맹(NRF)은 2000억 달러에 25%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가구 구입비가 45억 달러, 여행상품 구매 비용은 12억 달러 증가할 것으로 예상했다. 헌 쿼치 유통업경영자협회(RILA) 국제무역 담당 부회장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관세는 미국인 가족에 대한 세금이며 중국이 아닌 소비자가 관세의 타격을 받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미중 무역전쟁의 확대와 장기화로 세계 경제에 적신호가 켜졌다. 모건스탠리는 이번 조치로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미국은 0.1%포인트, 중국은 0.5%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미중 관세 부과 규모가 1000억 달러 증가할 경우 세계 교역이 0.5% 감소하고 세계 경제 성장률도 0.1%포인트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