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재기 체육진흥공단 이사장 “앞으로 치를 도쿄-파리-LA, 과거 개최도시라는 공통점… 서울 유치 뒤 北 참여하게”
1988 서울 올림픽 30주년을 맞아 한국 스포츠의 과거와 미래를 언급하고 있는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 국민체육진흥공단 제공
“이젠 통일 올림픽의 꿈을 꾸어야 합니다.”
조재기 국민체육진흥공단 이사장(68)은 1988 서울 올림픽 개최 30주년을 맞아 “남한과 북한이 하나 될 수 있는 통일 올림픽 개최를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 이사장은 “2012년 런던 올림픽과 향후 개최될 2020년 도쿄, 2024년 파리, 2028년 로스앤젤레스 대회를 잘 살펴보면 하나의 특징이 있다. 과거 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다”라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이제 올림픽 개최를 도시 재생이라는 관점에서 접근하고 있다. 새로운 도시에서 올림픽을 열기보다는 과거 올림픽을 개최했던 도시의 기존 시설을 리모델링해 쓰면서 그 도시를 재탄생시키는 개념이다. 이런 관점에서 보면 2032년 서울에서 다시 올림픽을 개최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이사장은 “서울 올림픽은 국민체육진흥공단이란 최고의 유산 및 기존 시설을 남겼다. 서울 올림픽이 남긴 시설은 훌륭히 재활용되고 있다. 서울은 훌륭한 개최 도시가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조 이사장은 “최근 올림픽 남북 공동 개최 얘기가 나오고 있는데 경제 사회적으로 남과 북의 차이가 크다. 우리가 올림픽을 유치해 북한과 함께 치르는 게 현실적이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북한을 제재하고 있지만 스포츠 교류에 대해선 아무런 태클을 걸지 않는다. 스포츠에선 통일이 가능하다는 뜻이다. 서울 올림픽 시설을 최대한 리모델링해 활용하고 북한에서 치를 수 있는 경기는 과감하게 북한에서 열면 된다”고 강조했다.
유도 국가대표 출신으로 서울 올림픽 때 유도담당관으로 활약한 조 이사장은 “서울 올림픽 전까지는 선수들이 그냥 열심히 땀 흘려 이기는 것이 스포츠라 여겼는데 국민들이 그런 선수들을 지켜보고 응원하면서 즐거움을 느낄 줄 알게 됐다. 그리고 직접 해보고 싶은 욕구도 가지게 됐다”고 평가했다. 그는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이 통합된 최근 한국 스포츠 현실에 대해 “엘리트 체육과 생활 체육은 한 몸이다. 그동안 둘을 구분하면서 이중적인 구조가 됐다. 이제 하나가 됐으니 생활 체육 활성화를 통한 엘리트 체육 발전을 위해서도 투자하겠다”고 말했다.
양종구 기자 yjongk@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