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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매노인 공공후견인제 20일부터 시행

입력 | 2018-09-20 03:00:00

같은 동네 사는 건강한 은퇴 노인이 활동비 받고 저소득 치매환자 돌봐




A 씨는 같은 동네에 사는 치매 노인 B 씨를 일주일에 2번 찾아간다. A 씨는 B 씨의 치매 진행 상황을 점검하고 통장 개설이나 지역 복지서비스 이용 등을 돕는다. 활동 내용은 매달 치매안심센터에 보고한다. 그 대신 A 씨는 매달 20만∼40만 원을 받는다.

20일부터 시행되는 치매공공후견제도의 모습이다. 이는 건강한 은퇴 노인이 지역 내 치매 노인을 돌보는 제도다. 서울 강동구 관악구 송파구, 부산 부산진구 수영구, 광주 서구 광산구, 대전 동구 서구 등 33개 시군구에서 이날부터 우선 시행한 뒤 내년 1월 전국으로 확대한다.

치매 증세가 있는 65세 이상 저소득층 노인은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후견인을 신청할 수 있다. 의사결정 능력이 떨어져 치매 노인이 자력으로 후견인을 고를 수 없으면 지방자치단체장이 후견인을 물색해 가정법원에 후견심판을 청구한 뒤 선임한다. 지자체와 지역 치매안심센터는 노인 돌봄기관과 병원 등의 협조를 얻어 후견인이 필요한 치매 노인을 발굴할 예정이다.

치매 노인 후견인이 되려면 역시 지역 치매안심센터에 신청하면 된다. 다만 △미성년자 △이미 누군가의 후견인인 경우 △파산 선고를 받은 경우 △법원에서 해임된 법정대리인인 경우는 후견인이 될 수 없다.

자격이 된다면 보건복지부 장관이 지정한 교육을 이수해야 한다. 교육이 끝나면 치매안심센터에서 지역 내 치매 노인과 연결해 준다. 후견인 1명이 최대 3명의 치매 노인을 도울 수 있다.

베이비붐 세대 등 건강한 은퇴 노인이 공공후견인으로 활동하게 되면 노인 일자리 확대에도 도움이 될 것으로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다만 후견인이 된 이후 치매노인 지원 활동을 부실하게 한 경우 후견인을 교체할 뿐 특별한 제재가 없어 후견인 양성 후 세밀한 관리가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김윤종 기자 zozo@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