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톡투 건강 핫클릭]피임약, 오해와 진실
《동아일보와 동아닷컴이 생생한 건강정보를 전하는 ‘톡투 건강 핫클릭’ 코너를 마련했다. 의사 출신인 이진한 의학전문기자가 각 분야 전문가와 함께 잘못 알려진 건강정보를 바로잡고 건강하게 100세 시대를 맞을 수 있는 비법을 전한다. 전체 대담을 담은 동영상은 동아닷컴에서 운영하는 기자블로그(Donga Journalists)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유튜브 등에서 볼 수 있다. 톡투 건강 핫클릭의 첫 번째 주제는 26일 ‘세계 피임의 날’을 맞아 김정연 산부인과 전문의와 함께 피임약에 대한 오해와 진실을 살펴봤다.》
‘톡투 건강 핫클릭’ 첫 번째 순서로 동아일보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와 김정연 산부인과 전문의가 피임의 오해와 진실을 두고 대담을 나누고 있다. 동영상은 동아닷컴, 유튜브 등 다양한 채널에서 볼 수 있다. 동영상 캡처
▽김정연 산부인과 전문의(이하 김)=보건복지부에 따르면 2010년 국내 낙태 건수는 약 16만8000건으로 하루 평균 약 450건입니다. 하지만 집계되지 않은 숨은 낙태까지 고려하면 훨씬 많은 생명이 빛을 보기 전에 사라지고 있습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국내 하루 평균 낙태 건수를 약 3000건으로 추정하고 있습니다.
▽이=‘피임’은 원치 않는 임신을 막는 가장 효과적인 방법이죠. 하지만 피임에 대한 이해와 실천이 저조합니다. 검증되지 않은 정보는 피임 실천을 방해하는 원인입니다. 대표적인 것 중 하나가 경구피임약을 오래 먹으면 불임이 된다는 것인데요.
▽김=정말 잘못된 얘기입니다. 피임약의 장기(2년 이상) 복용은 여성의 가임 능력에 영향을 미치지 않습니다. 유럽에서 임신을 원하는 여성 2064명을 대상으로 피임약 복용 중단 뒤 임신이 되기까지 소요 시간을 추적한 결과 복용 중단 뒤 1년간 79.4%가 임신에 성공했습니다. 이를 2년 이내로 늘리면 임신 성공 확률은 88.3%입니다. 이는 피임약을 복용하지 않은 환자군의 2년간 임신 성공률과 비슷합니다.
▽이=또 하나의 오해가 있는데 경구피임약은 부작용이 심하다는 것입니다.
▽김=경구피임약 복용 시 일부 여성들은 메스꺼움과 두통, 가슴 당김, 불규칙한 출혈 등의 증상을 경험합니다. 이런 증상은 복용 초기 우리 몸이 호르몬에 적응하는 과정에서 나타나는데, 대부분 그 정도가 심하지 않습니다. 3개월 정도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김=그럴 경우 에스트로겐 함량이 낮은 저용량 피임약(처방전 필요)으로 바꾸는 게 좋습니다.
▽이=경구피임약이 다른 용도로도 사용된다는데요.
▽김=의사 처방에 따라 일부 경구피임약은 여성의 월경 질환 치료를 목적으로 사용합니다. 경구피임약을 복용하고자 하는 여성의 월경곤란증(월경통)이나 월경 전 불쾌장애 치료 시, 또 14세 이상 초경 후 중증도 여드름 개선을 위해 경구피임약을 처방할 수 있습니다. 치료 목적으로 경구피임약을 복용하려면 반드시 전문의와 상담해야 합니다.
▽이=월경주기법과 같은 자연주기법도 피임법에 속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요.
▽이=사용 목적에 따라 피임법을 소개해 주세요.
▽김=경구피임약은 정해진 용법에 따라 복용 시 99% 이상의 피임 효과를 나타냅니다. 만약 피임약 복용을 잊었다면 즉시 복용해야 하며, 2알 이상을 먹지 않았다면 즉시 복용과 동시에 콘돔 등 보조피임법을 병행해야 합니다. 평소 피임약 복용을 자주 잊거나 매일 복용하기 어려운 생활 패턴을 가진 여성이라면 자궁 내 장치 피임을 추천합니다. 응급피임약은 고용량의 호르몬제를 복용해 배란을 방해하거나 수정란의 착상을 차단하는 방법입니다. 고용량의 호르몬에 노출되므로 말 그대로 응급 상황에서만 사용해야 합니다.
이진한 의학전문기자·의사 likeda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