탈북자 “평양 시민들 의미 모를지도…이야기 오가며 진심 느낄 것”
영상화면 캡쳐=평양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이 평양 시민들에게 한 ‘90도 인사’가 북한 매체에도 여과 없이 보도되면서 연일 화제가 되고 있다.
문 대통령과 김정숙 여사는 평양 방문 내내 수 차례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 했다. 이에 대해 탈북자들은 상상도 못할 일이라는 평가와 함께 북한 시민들의 인식에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관측을 내놨다.
문 대통령 내외는 20일 백두산으로 향하기 위해 평양 순안공항에 도착, 평양 시민들을 향해 허리 숙여 인사했다. 평양 시민들은 공항에서 문 대통령 내외를 위한 환송 행사를 진행했다. 김 여사는 환송을 보내준 시민들에게 수차례 손을 흔들며 고개를 숙여 목례하는 등 고마움을 표했다.
이후 일정에서도 문 대통령은 여러 차례 평양 시민들을 향해 허리를 숙여 인사했다. 첫날 평양대극장에서도 문 대통령은 2층 관람석에서 환호를 보낸 시민들에게 ‘폴더 인사’를 했고, 공연 후 1층 무대에 올라서도 관객석을 향해 허리를 숙였다.
북한 조선중앙TV는 문 대통령 방북 일정을 25분에 걸쳐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폴더 인사’의 모습을 세 차례나 내보냈다. 일반적으로 북한에서는 90도 인사가 수령에게만 하는 모습인 것을 고려했을 때 북한 매체가 여과없이 이를 내보낸 것은 이례적이다.
탈북자들은 북한 시민들이 문 대통령의 ‘폴더 인사’의 의미를 잘 모를 수 있다고 전하며 한동안 이야기가 오갈 것이라는 설명이다.
탈북자 출신의 주승현 인천대 동북아 국제통상학부 초빙교수는 19일 CBS 라디오 ‘시사자키 정관용입니다’와의 인터뷰에서 “수령에게만 하는 인사인데, 대한민국 대통령이 북한 주민들에게 90도 인사를 했다고 하면 그것만으로도 주는 영향은 엄청날 것”이라고 말했다.
주 교수는 “한동안은 그게 무슨 의미인지 북한 주민들이 잘 모를 거라고 생각한다”며 “그래서 여러가지 이야기들이 오고갈 것이라고 생각하는데 나중에 북한 주민들이 한국 체제에 대해 알게 되면 ‘아 문 대통령이 주민들을 위해 진심으로 한 인사였구나’를 알 수 있는 날이 있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평양·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