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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안해. 잊지않을게!”…피살 퓨마 애도 이어져

입력 | 2018-09-20 14:01:00

20일 오전 대전 오월드 입구 좌측 쪽문에 시민들이 사살된 퓨마를 위해 작 은 추모공간을 만들었다. 2018.9.20/뉴스1 © News1


“퓨마야 네가 별빛이었다. 너의 혼이 촛불이 되었다“

20일 오전 대전 오월드 입구 좌측 쪽문. 시민들이 지난 밤 이곳에 작은 추모 공간을 만들었다.

이 공간에는 사진과 함께 국화 꽃다발, 리본 그리고 첫 외출을 나섰다 돌아올 수 없는 길을 떠난 퓨마를 애도하는 글들이 남겨져 있었다.

”할 수 있는 게 없었다. 미안하다“, ”잊지 않을게“ 등의 글들이 가을을 재촉하는 비와 함께 젖고 있었다.

대전동물원을 탈출했다 사살된 퓨마, 호롱이는 2010년 서울대공원에서 태어나 2013년 2월 대전동물원에 새 둥지가 마련된 60kg 정도 나가는 암컷이다.

호롱이가 한 가족의 ‘어미’ 퓨마였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시민들은 더욱 안타까운 심정을 감추지 못했다.

현재 아빠 금강(2001년생), 아들 황후(2014년), 딸 해라(2014년생)가 남겨진 상태다.

이날 동물원을 찾은 초등학생들도 퓨마 이야기를 꺼내며 애도했다.

초등학생 A군은 ”죽은 퓨마도, 갇혀있는 동물들도 불쌍하다“며 ”자연으로 다 보내주고 싶다“고 말했다.

동물원 관계자는 ”직원들 사이에서도 분향소 이야기가 나온다“며 ”동물원 측에서도 논의 중“이라고 말했다.

한편 청와대 국민청원에는 전날에 이어 퓨마 사살에 대한 과잉 대응과 책임자 처벌을 요구하는 청원이 이어지고 있다.

또 퓨마 박제 논의 사실이 알려지면서 박제를 막아달라는 청원도 잇따르고 있다.

청원인 A씨는 ”내 아이가 퓨마의 죽음을 알고 교육용으로 박제된 퓨마를 보게된다면 혐오스럽고 슬퍼할 것“이라며 ”편히 눈 감고 쉴 수 있게 묻어주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청원인 B씨도 ”인간 때문에 좁은 우리 안에 갇혀 살면서 고통스러웠을텐데 죽어서도 죽지 못하는 고통을 주지말라“면서 ”부디 자연으로 돌려보내달라“고 요구했다.

대전도시공사는 이 같은 여론을 의식한 듯 이날 ”동물 박제와 관련해 국립중앙과학관 직원의 문의가 있었지만 불가하다는 답변을 이미 보낸 바 있다“며 ”사체 처리는 환경부 신고 등 절차에 따라 진행될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편 지난 18일 5시께 대전동물원에서 퓨마 한 마리가 탈출해 마취총을 맞고 달아난 끝에 신고 후 4시간 30분만인 오후 9시 44분께 전문 엽사에 의해 사살됐다.

 (대전ㆍ충남=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