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양냉면부터 해산물까지 ‘다채’…신뢰·친밀도 과시
문재인 대통령과 부인 김정숙 여사가 19일 평양 옥류관에서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내외와 오찬을 하고 있다. 2018.0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평양남북정상회담 둘째날 문재인 대통령은 19일 저녁 북한을 대표하는 식당 중 하나인 평양 대동강구역 ‘대동강 수산물 식당’을 찾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회 위원장 내외와 만찬을 하고 있다.2018.9.19/뉴스1 © News1 평양사진공동취재단
문재인 대통령과 북한 김정은 국무위원장은 18~20일 ‘2018 남북정상회담 평양’ 기간 동안 총 7끼 중 4끼의 식사를 함께 하면서 친밀감을 높이는 등 ‘식사 외교’의 절정을 보였다.
두 정상 부부가 함께 하는 첫 식사는 18일 저녁 평양 목란관에서 진행됐다. 김 위원장 부부가 문 대통령 부부와 우리 측 공식·특별·일반 수행원 200여명을 위해 환영 만찬을 연 것이다.
만찬 메뉴로는 백설기 약밥, 강정합성 배속김치, 칠면조말이랭찜, 해산물 물회, 과일남새 생채, 상어날개 야자탕, 백화 대구찜, 자산소 심옥구이, 송이버섯구이, 흰쌀밥, 숭어국, 도라지 장아찌, 오이숙장과 수정과 유자고 강령녹차가 준비됐다.
김 위원장은 축사에서 “그동안 쌓은 신뢰가 있기에 평화롭고 번영하는 조선반도의 미래를 열어가는 우리의 발걸음은 더욱 빨라질 것”이라고 했고, 문 대통령은 “남북이 서로 자유롭게 오가며 함께 발전한다면 온 세상이 깜짝 놀라게 될 것”이라고 화답했다.
이튿날 오찬도 두 정상 부부가 함께 한 가운데 평양 옥류관에서 진행됐다. 이때는 4·27 정상회담 때 남북의 가교 역할을 한 평양냉면을 비롯해 잉어달래초장무침, 삼색나물, 록두지짐, 자라탕, 소갈비편구이, 평양랭면 등이 상에 올랐다.
문 대통령은 오찬을 하면서 김 위원장에게 판문점 정상회담 기념 메달과 북미정상회담 기념품을 선물했다.
김 위원장의 부인 리설주 여사는 “(판문점 정상회담) 이후로 우리나라 찾아오는 외국 손님들이 다 랭면(냉면) 소리하면서 달라고 한단 말입니다”라며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판문점 정상회담 때) 너무 맛있다고 두 그릇 뚝딱(했는데) 오늘 못 오셔서 섭섭합니다”라고 말하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해외 순방 때면 주로 서민들이 이용하는 대중식당을 찾았다. 특히 대동강수산물식당은 김 위원장이 ‘평양을 대표하는 또 하나의 인민봉사기지’라고 칭한 바 있다. 인기요리는 철갑상어회라고 한다.
문 대통령은 평양 시민들에게 인사말을 건넸고, “아마도 우리가 다녀가고 나면 훨씬 더 유명한 곳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두 정상 부부가 식당 내부를 둘러볼 때 시민들은 “만세”를 외치며 환호했고 울먹거리는 이도 일부 눈에 띄었다.
문 대통령 부부는 방북 마지막 날인 20일 백두산 천지를 둘러본 뒤 삼지연초대소에서 김 위원장 부부와 마지막 식사를 했다. 이후 인근 삼지연공항에서 출발해 경기 성남 서울공항에 도착하며, 2박3일간의 방북 일정이 마무리될 예정이다.
이로써 두 정상 부부는 사흘간 4번의 식사를 함께 하게 됐다. 두 정상 간 신뢰는 물론 친밀도를 대내외적으로 과시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두 정상 부부가 맛본 북한 음식들에 대한 관심도 높아질 것이라는 전망이다.
(평양·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