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文대통령, 김정은 한라산行 제안 시사

입력 | 2018-09-20 16:30:00


20일 백두산에 오른 문재인 대통령이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한라산 방문을 제안할 가능성을 시사했다.

문 대통령과 김 위원장 내외는 이날 오전 백두산 장군봉에 도착해 천지를 내려다보며 경관을 감상했다.

김 위원장이 먼저 “백두산은 사계절이 다 있다”고 칭송하자, 문 대통령은 “한라산에도 백록담이 있는데 천지처럼 물이 밑에서 솟지 않고 내린 비만 있어서 가물 때는 마른다”며 육안으로 천지를 본 소감을 말했다.

두 정상은 이어 남북 양측 수행단과 번갈아가며 기념사진을 찍었고, 담소는 계속됐다.

수행단으로 동행한 김영춘 해양수산부 장관이 이때 “이번에 서울 답방 오시면 한라산으로 모셔야 되겠다”고 제안했다.

그러자 문 대통령은 “어제, 오늘 받은 환대를 생각하면 서울로 오신다면 답해야겠다”며 김 장관의 말에 적극 호응했다.

송영무 국방부 장관이 이어 “한라산 정상에 해병대 1개 연대를 시켜 헬기 패드를 만들도록 하겠다”고 말하자 남북 수행원단 사이에서는 웃음꽃이 폈다.

리설주 여사는 “우리 옛말에 ‘백두에서 해맞이를 하고, 한라에서 통일을 맞이한다’는 말이 있다”고 화답했다.

문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해 백두산을 오르고, 김 위원장은 서울을 답방해 한라산에 간다면 남북 정상의 분단 극복 메시지는 강화될 것으로 보인다.

남북 정상은 많은 백두산 관광이 일상화되는 미래를 꿈꿨다. 김 위원장은 “분단 이후에는 남쪽에서는 그저 바라만 보는 그리움의 산이 됐다”며 “앞으로 남측 인원이 와서 백두산을 봐야 할 것”이라고 했다. 이에 문 대통령은 “이제 첫걸음이 시작됐으니 이 걸음이 되풀이되면 더 많은 사람들이 오게 될 것”이라며 백두산 관광 시대를 그렸다.

김정숙 여사는 준비해온 제주 한라산 백록담 물을 담은 생수병을 열어 절반은 천지에 뿌리고, 비운 절반에 천지 물 일부를 담아 합수하며 백두산 방문 의미를 되새겼다.

한편 청와대는 김 위원장의 서울 답방 시 한라산행 가능성을 묻는 기자의 질문에 “좋은 제안”이라고 평가했다.

이날 오전 윤영찬 국민소통수석은 “매우 좋은 아이디어”라며 “(한라산 방문을) 준비하기 위한 논의가 필요하고, 아직 시간이 있으니 매우 좋은 제안으로 참고하겠다”고 밝혔다.

 【평양·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