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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절 스트레스 아내들을 위한 ‘만병통치 뮤지컬’

입력 | 2018-09-21 05:45:00

뮤지컬 ‘푸에르자 부르타’ - ‘바넘: 위대한 쇼맨’ - ‘록키호러쇼’(왼쪽 상단부터 반시계 방향으로).


크레이지 무대 ‘푸에르자 부르타’
감성형 커플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


아내님 눈치 보느라 추석 연휴가 유독 기일게 느껴질 남편님들께 좋은 정보를 드린다. 해마다 약발이 떨어져 가는 외식 방어권 대신 올해는 뮤지컬 한 편 어떠실지. 귀가 솔깃할 남편님들을 위해 와이프 맞춤형 뮤지컬 작품을 골라 드린다.

끝도 없는 추석 차례 준비에 시댁, 친지들 틈바구니에서 아내의 스트레스가 폭발 직전이신가. 그렇다면 우선적으로 고려할 작품이 있다. 크레이지 퍼포먼스를 내세운 ‘푸에르자 부르타’다. 이 공연이 LG아트센터나 샤롯데씨어터 같은 곳이 아닌, 잠실종합운동장에 전용 공연장을 마련해 놓고 막을 올린 데에는 다 이유가 있다. “이 쇼는 머리를 쓰게 만들지 않는다”라고 연출가가 직접 말했다. 머리 대신 몸을 써야 한다. 아내의 하이힐을 벗기고 운동화를 신겨주자. 그리고 미친 듯이 놀아보자. 스트레스? 그거, 먹는 거야?

대안으로는 범우주적 판타지뮤지컬을 지향하는 ‘록키호러쇼’가 있다. 역시 신나고 기발한 작품이다. 이 둘로도 안 된다면 근육질 남자들이 무대 위를 후끈하게 달궈주는 ‘미스터쇼’를 극약처방해 드린다. 아쉽지만 여성전용 작품이라 남성은 입장할 수 없다. 대신 센스와 이해심이 넘치는 멋진 남편이 될 기회다. 아내가 공연을 보는 동안 밖에서 윗몸일으키기라도 하고 계시라.

‘다시 사랑하고 싶다’는 감성형 부부라면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를 추천한다. 클린트 이스트우드와 메릴 스트립이 나왔던 영화를 본 세대라면 금상첨화다. 불륜 스토리지만 지금 내 옆에 있는 사람을 돌아보게 만드는 작품이다. 보고 있으면 마음의 날이 뭉툭해진다. 공연장 나올 때 슬쩍 아내 손을 잡아보시라.

사는 데 지쳐 피폐해졌는가. ‘내가 뭘 하고 사나’ 싶은가. 배터리가 10% 남은 상태다. 재충전이 필요하다. ‘바넘: 위대한 쇼맨’을 권하고 싶다. 19세기 중반에 미국에 살았던 천재적인 쇼비즈니스맨 바넘의 일생을 다룬 작품이다. 극장 지을 벽돌이 없고, 겨우 지은 극장이 불타고, 믿었던 파트너와 결별하고, 아내가 죽고. 참 지지리 복도 없는 인간인데 넘어질 때마다 벌떡 벌떡 잘도 일어난다. 불타는 극장 앞에서 이 남자는 “검게 타오르는 불길은 또 다른 기회”라고 노래한다. 당신의 꿈과 움켜쥘 기회를 응원하고 싶다.

아내에게 줄 감동을 예약하고 싶다면 세 작품이 있다. 아직 개막하지 않았지만 티켓은 절찬리 판매 중이다. 조승우, 홍광호, 박은태가 뜨는 흥행불패 ‘지킬앤하이드’가 있고 옥주현, 김소현, 신영숙이 연기대결을 펼칠 ‘엘리자벳’이 11월 개막 대기 중이다. 역시 11월에 시작하는 ‘태양의서커스-쿠자’도 있다.

양형모 기자 ranbi@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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