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13 부동산대책 후속 조치]공급확대 주요 내용-문제점
○ ‘미니 신도시’ 조성으로 공급 확대 시그널
신규 주택 30만 채 가운데 20만 채는 서울과 인접한 지역에 대규모 택지를 조성하는 방식으로 공급된다. 약 330만 m²(약 100만 평) 규모로 4, 5곳을 조성하고 이 가운데 1, 2곳의 입지를 올해 말까지 발표하겠다는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서울시의 경계에서 15km를 넘지 않는 지역으로 보고 있다. 서울에서 1기 신도시들 사이에 있다고 보면 된다”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서울과 가까운 대규모 택지로 눈을 돌린 데는 서울에서 충분한 택지를 확보하기 어렵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부동산 업계에서는 후보지로 경기 광명, 시흥, 하남, 고양, 과천시 등이 거론된다. 한 시행사 대표는 “보금자리주택지구로 선정됐다 해제된 광명·시흥지구와 서울 수색∼일산신도시 사이 대곡역 인근 등이 유력해 보인다”고 했다.
서울에서 새로 나오는 택지는 모두 11곳이다. 이 중 송파구 가락동 옛 성동구치소(1300채)와 강남구 개포동 재건마을(340채)만 공개됐다. 나머지 9곳(8642채)은 조만간 서울시가 발표한다. 함영진 직방 빅데이터랩장은 “(역세권인) 성동구치소와 재건마을은 입지가 매력적이지만 공급량이 너무 적고 나머지 9곳은 어디인지 공개되지도 않았다. 서울시와 협의가 쉽지 않았던 정부가 일정에 쫓겨 설익은 대책을 발표한 느낌”이라고 했다.
광명시 하안2(5400채), 의왕시 청계2(2560채), 성남시 신촌(1100채), 시흥시 하중(3500채), 의정부시 우정(4600채), 인천 검암 역세권(7800채) 등 서울 외 신규 택지 6곳도 대부분 교통 여건이 좋은 편이다. 하지만 광명, 성남 등 일부를 제외하면 서울 수요를 분산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는 반응이 많다.
전문가들은 정부가 대규모 공급 시그널을 보낸 것 자체는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하지만 실제 공급까지 최소 5년에서 10년 이상 걸릴 것으로 보여 당장 시장 수요를 충족하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많다. 김신조 내외주건 대표는 “공급 타이밍도 공급량 못지않게 중요한데 다소 늦는 감이 있다”고 했다.
○ 그린벨트 두고 국토부-서울시 ‘2라운드’ 예고
국토부는 2021년부터 신규 택지에서 주택을 공급하고 수도권 공공택지의 전매제한을 최대 8년, 실거주 요건을 최대 5년으로 늘리기로 했다. 지자체 협의를 통해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 투기방지책을 마련한다.
용적률을 높여 서울 도심 내 주택 공급을 늘리는 방안도 발표됐다. 용적률은 대지면적 대비 연면적의 비율로 높을수록 같은 면적의 땅에 더 많은 층수의 건물을 올릴 수 있다.
현재 준주거지역 용적률을 400% 이하로 규정한 서울시 조례를 고쳐 법정 상한인 500%까지 허용한다. 용적률 400%로 지상 10층 건물을 지을 수 있었다면 500%로는 12층까지 올릴 수 있다. 상업지역의 주거복합건물 내 주택은 용적률을 현 400%에서 600%까지 높인다. 단, 개발사업자에 대한 과도한 혜택을 막기 위해 용적률 초과분의 절반 이상은 임대주택으로 지어야 한다. 용적률 규제 완화는 시 조례 개정 후 3년간 한시적으로만 시행된다. 또 상업지역 내 주거복합건물의 주거 외 용도 비율도 현재 20∼30%인 규정을 일괄 20%로 맞춰 주거 용도를 더 늘릴 수 있게 했다.
주애진 jaj@donga.com·강성휘·권기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