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양건, 송도신도시 개발현장 찾아 김여정, 서울∼평창 수시로 오가
과거에도 북측 인사들은 남북관계의 주요 국면마다 서울을 방문했다. 1985년 9월 극비리에 방남해 전두환 전 대통령과 면담한 허담 당시 조선노동당 대남비서가 대표적이다.
허담은 첫 남북 정상회담을 제안하기 위해 김일성 주석의 친서를 들고 철저한 보안 속에 서울을 찾았다. 그해 9월 4일 오전 10시에 군사분계선을 넘은 그는 서울에 도착하자마자 카운터파트인 장세동 국가안전기획부장과 회담했다. 이튿날 오전 11시경 경기 기흥에 있는 최원석 동아그룹 회장의 별장에서 전 전 대통령과 만났다.
당시 청와대는 이 만남이 외부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 갖은 노력을 기울였다. 당초 청와대가 원한 장소는 최 회장의 서울 용산구 한남동 별장이었다고 한다. 그러나 최 회장이 “선친의 것”이라고 곤란해하자 대안으로 그의 기흥 별장을 택했다는 것이다. 최 회장은 한 언론 인터뷰에서 “시간에 쫓겼는지 냄새를 없애려고 양파까지 갖다 놓았다”며 “청와대 식으로 개조하고 이름도 ‘영춘재(迎春齋)’라고 붙였다”고 회상했다. 이곳에서 허담은 전 전 대통령과 1시간 10여 분간 회담한 뒤 다음 날 북으로 돌아갔다.
2009년 8월 김대중 전 대통령 조문단은 국회에 마련된 빈소를 찾은 뒤 김대중도서관에서 이희호 여사를 예방했다. 2005년 8·15민족대축전에 참석한 북측 방문단은 6·25전쟁 이후 북측 당국자로는 처음으로 국립서울현충원에 헌화했다. 올해 평창 올림픽 기간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 동생 김여정 노동당 제1부부장은 인천공항으로 입국해 워커힐호텔을 거점으로 평창을 수시로 오가기도 했다.
홍정수 기자 hong@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