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매년 추석 차례를 지내는 신모(54)씨는 제사상에 오징어를 올리지 않은 지 꽤 됐다고 했다. 오징어 값이 2배 이상 뛰어 명절 장을 볼 때조차 구입하기 부담스럽다는 설명이다. 신씨는 “남편도 오징어를 좋아해서 매년 오징어를 사다 요리를 했었는데 이젠 엄두도 못 낸다”며 “9000원 정도 하던 것이 어느 날 보니 2만원이 돼 있더라”고 토로했다. 그는 이번 차례상에도 오징어 대신 문어를 사 산적 요리를 만들어 올렸다.
2016년 말부터 치솟기 시작한 오징어 가격이 올해 들어서도 내릴 줄을 모르고 있다. 추석을 앞두고 정부가 원양오징어 1112t을 방출하는 등 물가 안정 작업에 들어갔지만, 가격은 쉬이 잡히지 않는 모양새다.
26일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달 오징어 물가지수는 2년 전(2016년 8월)에 비해 약 83% 올랐다. 같은 기간 마른오징어 물가지수 역시 87% 뛰었다. 2016년 11월 전월 대비 17% 오르며 한 차례 급등했던 오징어 물가지수는 이후 상승세를 지속해 올해까지 고공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정부가 추석을 앞두고 성수품을 확대 공급하는 등 농·축·수산물 가격 안정에 나섰지만, 오징어만큼은 예외다. 지난 20일 정부가 발표한 ‘추석 성수품 가격 동향’에 따르면 정부 비축물량 방출로 명태, 갈치, 조기 등 주요 수산물 가격이 하향 조정됐으나 오징어는 생산량이 줄어 지난달 대비 오름세를 지속했다. 오징어 가격은 8월 하순 3611원에서 9월 상순 3667원을 기록한 후 같은달 중순 3739원으로 전월 대비 4% 올랐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수급이 불안정한 것이 가격 상승의 주된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오징어 어획량은 2016년(2만32t) 전년의 13.3% 수준으로 급격히 감소한 이후 지난해 4만6614t을 기록하며 회복세를 보였지만 평년 수준(11만4000t)엔 미치지 못했다. 오징어 생산량은 2016년 4월 급격히 하락한 데 이어 지난해 4~6월에도 급감세를 보였다. 지난해 말부터 올해 초까지 다소 회복되던 듯한 생산량은 지난 7월 20만6179t을 기록, 다시 전월 대비 56% 감소했다.
생산량은 올해 상반기(1~6월) 기준으로도 3만1407톤으로 전년 동기 대비 26% 줄었다. 같은 기간 꽁치(74%), 대구(62%), 가다랑어(38%), 메로(20%) 등의 생산량이 전년 대비 크게 오르면서 원양어업 생산량은 12% 증가했으나 오징어를 비롯한 명태(-34%), 민대구(-29%), 황다랑어(-11%) 등은 감소했다.
해양수산부 관계자는 “원양산 오징어의 94.4%를 생산하고 있는 남서대서양 어장의 어황이 좋지 않아 지난 5월 채낚기 어선이 조기에 철수하면서 생산량도 감소했다”고 설명했다.
【세종=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