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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뇌물’ 110억인데…벌금은 150억만 구형한 까닭은?

입력 | 2018-09-26 09:03:00


뇌물 등 혐의를 받고 있는 이명박(77) 전 대통령 1심 선고가 열흘 후 내려짐에 따라 결과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26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부장판사 정계선)는 다음달 5일 이 전 대통령의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뇌물) 등 혐의 선고공판을 진행한다.

검찰은 지난 6일 열린 결심공판에서 징역 20년, 벌금 150억원, 추징금 약 111억원 선고를 재판부에 요구했다.

그런데 당시 SNS 등 여론 일각에서는 검찰이 왜 벌금을 ‘150억원 밖에’ 구형하지 않았느냐는 의문이 제기된 바 있다.

이 전 대통령 공소사실 중 징역과 함께 벌금이 병과(倂科)되는 혐의는 특가법상 뇌물이고, 혐의액이 약 110억원대이고 벌금 기준은 수뢰액의 2~5배이기 때문이다.

이에 대해 이 전 대통령은 뇌물 혐의 자체가 ‘경합범’이기 때문이라는 게 검찰의 설명이다.

이 전 대통령 뇌물수수 혐의는 ▲대통령 후보 지명 후인 2007년 11월부터 대통령 재직 중인 2011년 11월까지 삼성전자 측으로부터 미국 로펌 에이킨 검프 계좌 등을 통해 약 67억7400만원(다스 소송비 대납) ▲2007년 1월부터 2011년 2월까지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으로부터 22억6230만원 ▲2008년 3월부터 2011년 10월까지 국가정보원 특수활동비 총 7억여원 ▲2007년 가을~2008년 4월 김소남 전 한나라당(새누리당 전신) 의원으로부터 4억원 등으로 구성된다.

그런데 이 전 대통령은 각각 다른 사람으로부터 금품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기 때문에 뇌물수수라도 포괄일죄(여러 행위가 하나의 구성 요건에 해당돼 한 죄로 보는 경우)가 되지 않고 ‘뇌물 경합범’이 된다.

우리나라 형사법은 경합범의 경우 가장 무거운 죄가 양형의 기준(1.5배 가중)이 되는 가중주의를 채택하고 있고, 이는 징역 기간뿐만 아니라 벌금도 마찬가지이다. 벌금도 처벌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검찰은 각 뇌물수수 혐의 중 최다액인 삼성전자 67억7400만원을 기준으로 삼았고, 그 2배를 조금 넘는 150억원 구형을 선택한 것이다.

서울중앙지법 전담 국선변호인 출신인 서초동의 한 변호사는 “검찰이 좀 적게 구형한 감이 있긴 하다. 선고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건 결국 검찰 구형이라는 점에서 더 그렇다”면서 “하지만 포괄일죄가 되지 않을 경우 수뢰 총액이 아닌 가장 높은 수수액을 기준으로 삼는 게 원칙인 건 맞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수뢰 총액이 110억원대이라는 사실도 이 정도 구형을 선택한 이유가 된 것 같다”며 “만일 최다액 2배 정도를 계산했을 때 수뢰총액과 별 차이가 없거나 더 적었다면 5배까지 가능하다는 점을 이용해 더 늘렸을 것이다. 그게 벌금 취지에도 맞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서울=뉴시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