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탄소년단이 25일(한국시간) 뉴욕 유엔본부 신탁통치이사회 회의장에서 열린 유엔아동기금 청년 어젠다 ‘제너레이션 언리미티드’ 행사에 참석해 세계 정상들 앞에서 연설하고 있다. 사진제공|유니세프
리더 RM, 유창한 영어로 7분간 스피치
열 살 때 경험 녹여 직접 연설문 작성
‘자신을 사랑하라’ 메시지 전 세계 전파
“당신의 이름은 무엇입니까? 자신에 대해 이야기해주세요.”
세계적인 케이팝 그룹 방탄소년단이 유엔에서 전한 ‘작은 울림’이 계속되고 있다.
이날 방탄소년단의 유엔 연설이 화제가 된 것은 한국 가수 최초로 유엔총회 행사에 참석했고, 전 세계 국가 정상들이 모인 장소에서 7분간 유창한 영어로 자신만의 이야기를 진솔하게 전달했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방탄소년단이 유엔총회에 초청된 과정과 세계를 사로잡은 연설문은 누가 작성했는지 등 뒷이야기에도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방탄소년단의 유엔총회 참석을 주선한 유니세프한국위원회 측에 따르면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이 이끄는 ‘유스(Youth) 2030’ 프로그램 중 교육부문 파트너십을 홍보하기 위해서 방탄소년단을 섭외했다.
기성세대에 기대기보다는 스스로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고 권한을 확대하자는 취지와 방탄소년단의 시리즈인 ‘러브 유어셀프’와도 잘 맞아떨어졌다.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11월부터 유니세프와 손잡고 세계·아동 청소년 폭력 근절을 위한 ‘러브 마이셀프’ 캠페인을 진행하고 있다.
리더 RM은 글로벌 청년대표 자격으로 초청받은 방탄소년단을 대표해 “10살 때쯤부터는 다른 사람들의 평가와 시선을 염려하며 그들이 만들어 놓은 틀에 나 자신을 맞추려고 애쓰고 있더라”며 “그 시절 나의 안식처였던 음악은 마음의 목소리에 귀 기울이라며 나를 일깨웠다”고 자신의 경험을 공개했다. 이어 “가슴을 뛰게 하는 마음의 소리에 귀 기울이고 자신의 목소리를 내자”라는 메시지를 전해 깊은 공감을 얻었다.
RM의 경험담과 진솔한 이야기가 녹아든 연설문은 RM과 소속사 관계자들이 심혈을 기울여 만들었다. RM이 초안을 작성한 후 소속사 관계자들과 상의해 완성했다.
멤버 가운데 RM이 대표로 연설대에 오른 것은 유창한 영어실력 때문이다. 그는 어린 시절 평소 좋아하는 미국 드라마와 해외 가수들의 음악을 들으며 실력을 키워왔다.
RM은 유엔총회 연설 후 26일 방송한 NBC 토크쇼 ‘더 투나잇 쇼 스타링 지미 팰런’에 출연해 “연설하면서 손이 떨리고 정말 긴장했다”며 “자기 자신을 진정으로 사랑하기 위해서는 다른 사람이 보는 내 자신이 아니라, 본인 스스로 자신에 대해 말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정연 기자 annjoy@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