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 트렌드 생활정보 International edition 매체

‘포스코 새 노조’ 놓고 노사 대립 격화

입력 | 2018-09-27 03:00:00

민노총 포스코지회 16일 공식출범
정의당 추혜선 “사측, 와해 시도”… 포스코 “일부 노조원 문건 훔쳐가”




포스코 노동조합 설립을 둘러싼 노사 양측의 대립이 격해지고 있다. 추석 연휴 기간에 민노총 소속 노조원이 포스코 노무협력실에서 가져간 문건을 두고 정치권까지 가세했다. 정의당이 “노조 와해 시도”라며 의혹을 제기하자, 포스코는 이를 반박하고 “일부 노조원의 문건 탈취 행위”에 문제 제기를 하고 나섰다. 포스코는 그동안 사실상 무노조 경영을 해왔지만 16일 민노총 금속노조 포스코지회가 새 노조로 공식 출범했다.

정의당 추혜선 의원(국회 정무위원회)은 25일 국회 정론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포스코 노무협력실 산하 노사문화그룹이 노조 와해 문건을 작성했다”며 “헌법을 유린하는 범죄행위에 대해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자를 처벌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추 의원이 공개한 문건에는 ‘화해와 대화의 시대적 분위기에 역행하는 강성 노조’ 등의 표현이 있다. 추 의원은 이를 두고 “포스코 최고위층의 지시나 동의에 따라 종합적인 노조 무력화 대책이 마련되고 있는 것으로 의심된다”며 의혹을 제기했다.

하지만 포스코는 즉각 “자유로운 노조 활동을 보장하고 있으며, 특정 노조에 대해 어떤 선입견도 갖지 않고 법과 원칙에 따라 처리하고 있다”고 반박했다. 이어 “추석 연휴 중 일부 노조원이 사무실에 침입해 일부 문건을 탈취해 갔다”고 주장했다.

포스코에 따르면 23일 노무협력실 직원 3명이 근무하고 있던 경북 포항시 포스코인재창조원 사무실에 남성 5명이 침입해 컴퓨터 작업 중인 내용과 사무실 내부를 촬영하고 책상 위에 있던 문서 일부와 직원의 수첩 등을 빼앗아 도주했다. 이 과정에서 저항하던 직원 2명이 팔과 다리 등을 다쳤다.

도주한 2명은 경찰에 체포됐고 나머지 3명은 도주했다가 나중에 경찰에 자진 출석해 조사를 받았는데, 최근 민노총 소속 노조에 가입한 직원들로 드러났다. 포스코 측은 “적법하게 노조 활동을 해야 하며, 폭력과 절도 등 불법적인 행동은 어떤 경우에도 정당화될 수 없다”고 비판했다.

노조 측은 직원들이 연휴에도 근무한 사실에 대해 “노조 와해 전략을 짜는 중”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사측은 “노사 신뢰 증진과 건전한 노사 문화 정착 방안 마련이 시급해 휴일 근무를 했던 것”이라고 맞서는 등 시각차가 커 양측의 갈등은 당분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김성규 기자 sunggyu@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