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사 여러곳서 돈 빌린 418만명 1인당 1억… 채무 5년새 56% 급증
은행과 저축은행, 카드사 등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돈을 빌린 다중채무자가 보유한 빚이 500조 원에 육박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금융사 5곳 이상에 빚을 진 악성 채무가 120조 원을 넘어섰다.
미국발(發) 금리 인상으로 국내 대출 금리가 뛰고 있어 이들 다중채무자가 가계부채 부실의 폭탄이 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6일 최운열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이 나이스평가정보 자료를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6월 말 현재 금융회사 3곳 이상에서 빚을 낸 다중채무자는 418만2676명이며 이들이 보유한 대출액은 총 493조1440억 원이었다. 2012년 말(316조439억 원) 이후 5년 반 만에 56% 급증한 규모다.
특히 5곳이 넘는 금융회사에서 돈을 빌린 사람이 104만4120명(대출액 120조5658억 원)으로 전체의 25%를 차지했다. 다중채무자 4명 중 1명이 빚 돌려 막기로 근근이 버티는 악성 채무자인 셈이다.
또 저축은행, 캐피털, 단위 농·수협 등 비(非)은행권의 다중채무액이 256조 원을 넘어서며 전체 다중채무액의 절반을 웃돌았다. 2012년 말보다 65% 급증한 규모로 증가세도 더 가팔랐다.
제2금융권은 저소득·저신용자, 영세 자영업자 등 취약계층이 몰려 있어 금리 상승의 직격탄을 맞을 가능성이 높다. 다중채무자의 대출 연체나 파산으로 제2금융권의 부실이 발생하면 시차를 두고 은행권 전반의 부실로 전염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조은아 achim@donga.com·이건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