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철호 울산광역시장
올 상반기 블라디보스토크를 방문한 한국인은 7만 명이 넘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두 배나 많다. 이런 추세는 더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지난주 북방경제포럼에 참석하고 북방경제의 규모와 속도를 느끼려고 블라디보스토크에 다녀왔다. 인터넷 등에는 블라디보스토크와 관련된 사진, 동영상이 널려 있지만 현장의 힘을 느끼고 싶어 출장을 택했다.
항공편으로 블라디보스토크를 가려면 북한을 우회해야 한다. 항로가 더 늘어난다. 하지만 비행시간은 베트남보다 짧다. 거리가 가깝기 때문이다. 블라디보스토크는 지금 경제 전쟁터다. 대륙을 향한 일본의 야심과 유럽으로 향하는 육로를 열려는 한국의 꿈이 현지에서 만나고 있다. 진출한 한인 기업만 37개 정도다. 롯데 등 웬만한 국내 기업들은 러시아 극동지역에 주목하고 있다. 현지 진출과 관련해서는 아쉬움도 있고 한계도 분명 존재한다. 현대중공업의 투자와 자금 회수 등의 과정처럼 현지 진출이 쉽지 않으며 난관도 존재한다는 것은 엄연한 현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블라디보스토크가 동북아시아의 경제 지도를 바꿀 희망봉이라는 점을 부인할 수는 없다.
동방을 지배하겠다는 과거 제정러시아의 야욕은 현재 블라디보스토크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이제 이 도시는 지중해에 갇힌 유럽의 숨통을 틔울 희망봉이다. 한국도 늦었지만 더 늦기 전에 북방경제에 주목해야 하고 북방경제라는 열차에 올라타야 한다. 투자의 귀재 짐 로저스는 최근 남북과 동북아시아의 흐름을 보면서 “한국으로 이사해야 할지도 모르겠다”고 했다.
송철호 울산광역시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