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핵화 협상]뉴욕방문 마치고 27일 귀국
文대통령 유엔 연설 문재인 대통령이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 총회에서 기조연설을 하고 있다. 문 대통령은 “국제사회가 길을 열어준다면 북한이 평화와 번영을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으리라 확신한다. 한국은 북한을 그 길로 이끌기 위해 모든 노력을 다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뉴욕=원대연 기자 yeon72@donga.com
사실 9월을 맞는 청와대의 분위기는 무거웠다. 의욕적으로 추진했던 개성 남북공동연락사무소 개소는 미국의 미온적인 반응으로 기약이 없었고, 돌파구가 될 것으로 기대했던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의 방북도 무산됐다. 이런 상황에서 문 대통령은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 등 대북 특별사절단을 평양으로 보내 남북 대화의 물꼬를 텄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과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을 연달아 만나 두 사람으로부터 “다시 마주 앉겠다”는 약속을 이끌어냈다. 협상의 키를 쥐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과의 ‘코드 맞추기’에도 주저하지 않았다. 문 대통령은 “위대한 결단”, “강력한 비전과 리더십” 등의 표현으로 트럼프 대통령을 치켜세웠고 트럼프 대통령은 26일(현지 시간) “문 대통령이 어제 대통령으로서 나에게 아주 친절한 말씀을 해주신 데 감사드리고 싶다. 특히 폭스뉴스와 인터뷰를 했는데 말씀이 대단했다”고 화답했다.
박수 치는 北 26일(현지 시간)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73차 유엔 총회에서 문재인 대통령이 기조연설을 하는 동안 김성 유엔 주재 북한대사(가운데) 등 북한대표부가 연설을 경청하며 박수 치고 있다. 뉴욕=원대연 기자 yeon72@dnga.com
이와 함께 청와대는 김정은의 연내 서울 방문을 통해 ‘불가역적인 비핵화 조치’를 추가적으로 이끌어내겠다는 계획이다. 연내 남북미 정상회담은 물론 종전선언을 위한 대화도 시작하겠다는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문 대통령 취임 이후 세 차례의 남북 정상회담과 개성 연락사무소, 핫라인 등을 통해 남북 간의 심리적, 물리적 거리는 매우 좁혀졌다”며 “북-미 간 신뢰 구축과 실질적 조치 교환이 남은 3개월 동안의 과제”라고 말했다.
한편 정경두 국방부 장관과 제임스 매티스 미 국방장관은 27일 30여 분간 통화를 갖고 남북 및 한미 정상회담 이후 한반도 비핵화와 평화 정착을 위한 공조 방안에 대해 논의했다고 국방부가 밝혔다. 정 장관 취임 후 매티스 장관과 가진 첫 통화다. 정 장관은 통화에서 판문점선언 이행을 위한 군사 분야 합의서에 대해 설명했다고 군은 전했다. 매티스 장관은 지난달 우리 측에 통보하지 않은 채 한미 연합훈련 재개 가능성을 언급해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한상준 기자 alwaysj@donga.com·윤상호 군사전문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