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봉중근. 사진 제공|LG 트윈스
“포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
자나 깨나 팀 걱정뿐이다. 그라운드를 떠나는 LG 트윈스 봉중근(38)의 마지막 메시지다.
고민이 많았다. 소속팀이 페넌트레이스 마지막까지 피 말리는 5위 쟁탈전을 치르는 와중에 ‘은퇴’라는 단어를 꺼내기 쉽지 않았다. 28일 잠실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에 앞서 열린 자신의 은퇴 기자회견에서도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꺼냈다. 혹여나 후배들의 집중에 방해가 될까봐서다. 그는 “팀이 너무 힘든 상황이다. 27일 KIA전 승리를 중계로 보면서 정말 처음으로 TV 앞에서 박수를 쳤다”고 했다.
봉중근 역시 선수 생활을 하는 내내 주위로부터 많은 도움을 받았다. 유독 승운이 따르지 않아 ‘봉크라이’라는 별명을 얻기도 한 그는 동료들의 격려로 번번이 절망의 순간들을 견뎌왔다. 그는 “야구는 9명이 함께하는 운동이다. 선수들과 대화를 많이 했다. 대부분 같은 이야기를 해주더라. ‘그래도 형만 믿습니다’, ‘중근아 네가 해준 경기가 몇 갠데’라는 말들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며 “자기 관리에 힘쓰고, 경기 후 운동을 더 한 부분들도 슬럼프를 극복하는데 힘이 됐지만, 동료들의 말들이 내겐 다시 일어날 힘이었다”고 되돌아봤다.
봉중근은 LG의 마지막 경기까지 팀과 함께 호흡한다. 1군 선수단과 동행하며 후배들의 곁을 지킬 계획이다. 전력분석팀과 매 경기를 지켜보며 자신만의 시선으로 후배들에게 조언을 해주는 역할이다. 봉중근은 “나는 멀리 떠나지 않는다. 팬 분들과 함께 엘지를 응원하면서 같이 지낼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LG에서의 마지막 열흘이 가장 기억에 남는 시간이 될 것 같다”며 “개인적으로는 우승을 해보지 못하고 은퇴하는 것이 마음에 걸린다. 나는 더 이상 야구를 하지 않지만, 다른 부분으로 인해 조만간 LG가 우승하는 모습을 보길 바란다. 분명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소망했다.
잠실|서다영 기자 seody3062@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