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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서재]추억은 방울방울

입력 | 2018-09-29 03:00:00


무심코 신간 ‘사랑의 입자’(문학동네)를 집어 들고, 맨 앞에 실린 김민령 작가의 ‘혜성이 지나가는 밤’을 읽었다가 코끝이 살짝 찡했습니다. 퇴락해가는 도시, 인문계 여고생과 특성화고에 다니는 남고생의 이야깁니다. 아직 자신의 힘만으로 살아가기는 어려운데 어른의 보살핌도 부족한 두 아이가 머뭇머뭇하며 마음을 나눕니다. 아무것도 기약할 수 없는 나이이기에 더 애틋하네요. ‘청소년 테마 소설’ 시리즈로 나온 ‘청소년 문학’이 어른의 마음도 흔들어 놓았습니다.

출판사 ‘자음과 모음’의 청소년 문학 시리즈 70권 출간 기념 소설집 ‘십대의 온도’도 나왔네요. 책에 실린 이상권 작가의 ‘어느 날 갑자기’는 고교 시절 기숙사를 빠져나와 보러 갔던 바다의 바람결을 떠올리게 만들었습니다. 10대 자녀에게 참고서만 쥐여 주지 말고 좋은 청소년 문학책을 골라 권하면 어떻겠습니까. 본인도 함께 읽으면 ‘비 올 때 피어오르는 먼지 냄새’나 ‘밤공기 중에 희미하게 나는 풀냄새’(혜성이 지나가는 밤)처럼 추억이 아련할 테니 더욱 좋지 않겠습니까. 조종엽 기자 jjj@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