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들이 손짓하는 10월 지역축제들
더욱이 가을은 축제의 계절이다. 지방자치단체들은 저마다 지역 대표 상품을 앞세워 다양한 축제를 준비하고 있다. 9월 말부터 열리는 각 지방의 특화된 볼거리와 먹거리를 소개한다.
○ 지역 문화를 느끼다
역사 기행을 하고 싶다면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경기 수원시에 위치한 수원화성을 10월 5∼7일 방문하면 좋다. 수원화성은 조선 22대 정조 대왕의 효심과 부국강병의 바람으로 축성됐다. 올해 55회째를 맞은 수원화성문화제는 화성행궁과 연무대 일원에서 정조대왕 능행차, 혜경궁 홍씨 진찬연을 재연한다. 수원등불축제와 세계의상페스티벌도 열린다.
아이들에게 우리 전통 예절을 보여주고 싶다면 대전 ‘효문화뿌리축제’가 제격이다. 국내 처음으로 성씨를 테마로 조성된 뿌리공원에서 효(孝)를 체험할 수 있다. 1997년 11월 문을 연 뿌리공원은 136개 성씨 조형물이 있고 각각 조상의 유래를 설명해준다. 공원 내 한국족보박물관에선 전국 문중에서 기증한 족보사료가 전시되고 있다. 효 서당, 조선시대 양반놀이 체험도 할 수 있다.
서울에선 10월 6일 영등포구 여의도 한강공원에서 ‘서울세계불꽃축제’, 같은 달 13, 14일 용산구 이태원 일대에서 ‘지구촌 축제’가 열려 가족이 함께 들러볼 만한 행사로 꼽힌다.
‘옛날 하늘에서 말 한 마리가 내려왔다. 말은 보름 동안 산속 마을을 돌며 주인을 찾아 헤맸다. 그 후 말이 지나간 자리에는 나무가 자라지 않았고 참억새만 남았다는데….’
가을을 대표하는 ‘억새’(볏과에 속하는 다년생 초본식물)에 얽힌 일화다. 강원 정선군에 위치한 민둥산(해발 1117m)은 가을 억새를 구경하기에 좋다. 능선을 따라 정상까지 성인 걸음으로 30여 분 거리에 억새밭이 넓게 펼쳐져 있다. 사람보다 키가 큰 억새가 빽빽이 들어차 있어 사람들이 들어가면 보이지 않을 정도다. 억새밭 사이로 생긴 좁은 오솔길은 가을 낭만을 즐기기에 제격이다. 11월 4일까지 진행되는 민둥산 억새 축제에서는 산신가요제, 불꽃놀이 등이 진행된다. 증산초등학교에서 출발해 발구덕마을을 거쳐 정상에 오르는 약 9km 거리의 억새 산행코스가 추천 코스다.
수도권에서도 억새 구경을 할 수 있다. 10월에 서울 마포구 상암동 월드컵공원과 경기 포천시 명성산에서 각각 억새 축제가 열린다. 가을 단풍을 즐기고 싶다면 전북 순창군 내장산, 충북 보은군 속리산 등을 방문하면 좋다.
각 지역의 맛을 음미하는 축제들도 잇달아 열릴 예정이어서 눈길을 끈다.
전북 순창군이 10월 19∼21일 마련하는 ‘제13회 순창장류축제’에서는 장에 대한 모든 것을 맛볼 수 있다. 이남 순창장류축제추진위원장은 “‘자연의 맛 그대로, 순창의 맛 세계로’를 주제로 열리는 이번 축제는 가족 단위로 장류를 직접 만드는 등 다양한 체험 행사 중심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전통고추장 비빔밥과 떡볶이 만들기, 임금님수라상 체험 등 이색 이벤트도 준비돼 있다.
몸에 좋은 인삼 여행도 있다. 충남 금산군에서 10월 5일 막을 올리는 인삼축제는 1981년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금산인삼축제로 지역행사에 불과했지만 1996년 문화관광축제로 선정되며 한국을 대표하는 축제로 자리 잡았다. 올해는 인삼을 직접 캐보는 체험관과 인삼 관련 요리 경연, 어린이 힐링 놀이터, 불로장생관 등이 운영된다.
해산물 마니아라면 부산 자갈치축제를 놓쳐선 안 된다. 10월 11일부터 나흘간 자갈치시장, 광복로 등에서 수산물 깜짝 경매, 맨손으로 물고기 잡기, 세계 최대 비빔밥 만들기, 자갈치 맛 천국관 등과 같은 다양한 체험행사가 열린다. 만선제, 거리 퍼레이드 등 문화예술 공연도 빼놓을 수 없는 볼거리다.
황태훈 기자 beetlez@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