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파라곤호 전경. (SK해운 제공)
SK그룹이 국내 사모펀드(PEF) 한앤컴퍼니에 SK해운을 매각하는 방안을 검토한다. 매각이 이뤄질 경우 SK그룹은 SK해운의 전신은 유공해운을 설립한 지 36년 만에 해운사업에서 철수하게 된다.
30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한앤컴퍼니는 신주를 사들이는 방식으로 SK해운을 인수하기로 결정하고 SK와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신주 발행 규모는 1조5000억원 수준으로 알려졌다.
한앤컴퍼니는 SK해운 지분 80~90%를 확보할 것으로 예상된다. SK(주)는 소수지분만 남겨 실질적으로 해운사업에서 손을 뗄 것으로 보인다. 주력인 정유사업에 안정적으로 원유를 공급하기 위해 1982년 유공해운(현 SK해운)을 설립한 지 36년만이다.
최근 공정거래위원회가 일감몰아주기 규제 강화에 나선 것도 매각 결정의 배경 중 하나다. 공정위는 지난 8월 총수 일가가 보유한 상장사의 지분 기준을 기존 30%에서 20%로 강화했다. 여기에 이들 회사가 지분을 50% 이상 보유한 자회사도 일감몰아주기 규제 대상에 포함하기로 했다.
SK(주)는 SK해운 지분 57.22%를 보유하고 있고 최태원 회장은 SK(주) 지분 23.4%을 가지고 있다. 공정거래법이 개정되면 SK해운도 규제 대상에 포함돼 내부 거래 비중을 줄여야 한다. SK해운은 지난해 매출 6971억원 가운데 34%인 2377억원이 내부 거래로 올렸다.
2014년 한진해운 벌크선사업부를 인수하며 해운업에 뛰어든 한앤컴퍼니는 SK해운 인수로 사업 확대를 노린다. SK해운은 5월 말 기준으로 34건의 장기 용선계약을 보유하고 있다.
(서울=뉴스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