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금융 1인가구 2100명 조사
562만 가구를 넘어선 1인 가구는 ‘혼자 사는 삶’에 대한 만족도가 높은 반면 노후 대비는 부족한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의 ‘1인 식당’에서 나홀로족이 ‘혼밥’을 즐기고 있다. 뉴스1
이 씨처럼 여성 1인 가구 10명 중 7명은 ‘혼자 사는 삶’에 만족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50대 남성인 ‘나 홀로’족은 1인 생활의 만족도가 절반으로 뚝 떨어졌다. 1인 가구는 은퇴자금으로 평균 2억8000만 원 정도가 필요하다고 생각했지만 제대로 준비한 사람은 23%에 그쳤다.
KB금융지주 경영연구소는 30일 이러한 내용을 담은 ‘2018 한국 1인 가구 보고서’를 내놨다. 올해 5월 서울과 경기, 광역시, 세종시에 거주하는 연소득 1200만 원 이상의 만 25∼59세 1인 가구 2100명을 설문조사한 결과를 담았다.
하지만 남성은 20대를 제외하고는 만족한다는 응답이 70%를 넘지 못했다. 특히 50대 이상 남성의 만족 비중은 51.4%로 50대 여성(72.6%)과 큰 차이가 났다. 이혼이나 사별 등으로 홀로 된 50대 남성들이 식사나 요리, 청소 등을 하는 데 어려움을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내 집을 갖고 있는 1인 가구의 비중은 상대적으로 낮았다. 본인 명의의 주택을 보유한 1인 가구는 28.2%에 그쳤다. 반면 2인 이상 가구는 60.7%가 자기 집을 갖고 있다.
1인 가구의 34.2%가 전세로 거주해 가장 비중이 높았고 31.0%가 보증금이 있는 월세에 사는 것으로 조사됐다. 전세, 월세가 많은 1인 가구의 특성상 2년 내 이사를 계획하고 있는 사람은 42.6%나 됐다. 1인 가구의 주거 안정성이 상대적으로 떨어진다는 분석이 나온다. 회사원 김모 씨(35·여)는 “일을 하다 보면 집에 늦게 들어갈 때가 많아 굳이 비싸고 좋은 집을 구할 필요가 없다”고 말했다.
1인 가구는 은퇴자금으로 평균 2억8224만 원이 필요하다고 내다봤다. 은퇴 후 20년 동안 산다고 가정하면 한 달에 약 117만 원을 쓰는 수준이다. 이는 KB금융이 분석한 한국인의 적정 노후 생활비(월 177만 원)보다 적다. 그마저도 1인 가구의 은퇴자금 준비율은 23.2%에 그쳤다.
이건혁 기자 gun@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