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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풍 ‘짜미’, 日항구 11m등대 통째로 삼켜

입력 | 2018-10-01 03:00:00

日열도 관통 전망… 주민들 대피령
신칸센 운행중단… 항공편 잇단 결항, 오사카 간사이공항 또 폐쇄조치




초강력 태풍 ‘짜미’로 인해 뽑혀 사라진 높이 11m 등대의 원래 모습(왼쪽 사진). 오른쪽 사진처럼 등대 하단 콘크리트 기단만 남았다. 사진 출처 NHK 홈페이지

초강력 태풍 ‘짜미’가 상륙한 30일 일본 열도는 초긴장 상태로 대비를 이어갔다.

일본 기상청에 따르면 태풍 짜미는 이날 오후 8시경 중심기압 950hPa(헥토파스칼)에 최대 풍속 초속 45m(최대 순간풍속 초속 60m)의 강한 세력을 유지한 채 와카야마(和歌山)현 다나베(田邊)시 부근에 상륙했다. 기상청은 이 태풍이 시속 50km 속도로 동북쪽으로 전진해 1일 동부와 북부를 가로질러 일본 열도를 관통할 것으로 보고 있다.

NHK에 따르면 이번 태풍으로 오후 9시 현재 미야자키(宮崎)현에서 1명이 실종됐고 오키나와(沖繩), 가고시마(鹿兒島), 에히메(愛媛) 등에서 적어도 75명이 부상을 입었다. 각지에서 침수 피해가 발생했고 지붕이 무너지거나 유리창이 깨지는 등의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9월 29∼30일 밤사이 태풍이 지나간 가고시마현의 한 항구에서는 11m 높이의 등대가 뽑혀 나간 것으로 드러나 이번 태풍의 무서움을 실감하게 했다.

당국은 전날부터 태풍의 예상 이동경로에 거주하는 주민들에게 대피령 및 대피권고를 내렸으며 돗토리(鳥取), 에히메, 가가와(香川), 오카야마(岡山), 나라(奈良), 미에(三重)현 등에 토사 붕괴 경계경보를 발령하고 하천 범람에 주의해줄 것을 당부하고 있다.

전국의 교통도 마비됐다. NHK에 따르면 이날 오후 1시 현재 결항된 일본 국내선 항공기는 1126편에 이른다. 신칸센은 도쿄(東京)와 신오사카(新大阪), 신오사카와 히로시마(廣島) 구간에서 이날 오후부터 순차적으로 운행을 중지했다. 수도권 주요 전철은 이날 오후 8시부터 운행을 대부분 중단했다. 이달 초 침수로 한동안 고립됐던 오사카 간사이(關西) 공항은 이날 오전 11시부터 선제적으로 폐쇄에 들어갔다.

일본 기상청은 이번 태풍의 영향으로 30일 밤에서 1일 새벽에 걸쳐 도카이(東海) 지역 바다 수위가 높아져 1959년 5000명의 사망자를 낸 ‘이세(伊勢)만 태풍(사라)’에 필적하는 기록적인 해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제기했다.

도쿄=서영아 특파원 sya@donga.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