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水公 “벤처 지원 통해 청년일자리 1만2000개 창출”

입력 | 2018-10-02 03:00:00

신기술 테스트 시설 中企에 공개… 댐-광역상수도 관리 노하우로
정부 ‘물 일원화 정책’ 적극 지원




올해 3월 베트남 하노이에서 ‘국제 물 주간 행사’가 열렸다. 국내 중소기업 관계자가 한국수자원공사가 마련한 부스에서 현지 바이어들에게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한국수자원공사 제공

상수도 배관 관련 업체인 A사는 소리를 통해 배관의 누수 여부를 확인하는 기술을 개발했다. 하지만 국내 중소기업이 만든 센서를 실제 사업 현장에 적용하려는 곳을 만나기는 하늘의 별 따기였다. 그러던 중 올해 4월 한국수자원공사가 자신이 운영하는 상수도 시설과 대형 연구시설을 A업체에 제공해 기술을 검증하도록 지원했다.

수자원공사가 과거 4대강 사업으로 대표되는 개발 패러다임에서 벗어나 물 관리 분야의 혁신사업에 집중하고 있다. 특히 1967년 창사 이래 51년 동안 댐과 광역상수도 등을 관리하며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정부의 ‘물 관리 일원화 정책’을 적극 지원하고 나섰다.

1일 수자원공사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총 32개 기업이 각자의 물 산업 관련 기술을 수자원공사가 제공하는 테스트베드(시험환경)에 적용해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올해 수자원공사는 국내 물 관리 공기업 최초로 전국의 댐과 수도시설 101곳, 연구 관련 인프라시설 10곳을 개방하는 ‘오픈 플랫폼’ 정책을 도입했다. 신기술이 있어도 기술을 검증하거나 실적을 쌓을 기회가 없는 중소기업에는 큰 기회인 셈이다.

수자원공사가 운영하는 스타트업 창업 플랫폼인 ‘K-water 창업보육센터’에도 현재 20개사가 참여해 기술 개발을 진행하고 있다. 수자원공사는 2022년까지 중소·벤처기업 140개사를 지원해 청년 일자리 1만2000개를 만들 계획이다.

물 산업 육성은 최근 환경부가 발표한 ‘지속가능한 물 관리를 향한 첫걸음’의 한 축이다. 정부는 물 관련 국내 기업들의 경쟁력을 높여 새로운 부가가치를 창출하는 것을 목표로 내년 ‘물 관리 기술 발전 및 물 산업 진흥 기본계획’을 수립하기로 했다.

수자원공사는 물 산업의 해외 진출에도 적극 기여하고 있다. 수자원공사 최고경영자(CEO)가 회장인 아시아 최대 물 협의체 ‘아시아물위원회(AWC)’를 통해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을 돕는 한편 국내 유망 기업들과 ‘스마트 물 관리 시장개척단’을 구성해 올해 베트남과 인도네시아, 싱가포르 등에서 설명회를 열기도 했다.

정부의 물 관리 일원화 정책에 따라 수자원공사는 그동안 주로 담당해 온 ‘물 확보’ 이외에 ‘수질 관리’ 분야도 강화해 나갈 방침이다. 과거에는 홍수나 녹조 등 자연 현상에 따른 사후 대책에 집중했다면 앞으로 댐과 보의 시설관리자로 수질 관리에 힘을 쏟기로 했다. 또 홍수와 가뭄 등 수해와 관련된 데이터를 전문적으로 수집할 수자원 중형위성을 2025년 발사를 목표로 개발 중이다.

4대강 보 개방과 관련해서도 철저한 모니터링과 과학적인 분석으로 국민이 공감하는 처리 방안을 마련할 수 있도록 지원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한강, 금강·영산강·섬진강, 낙동강 등 3개 권역별로 ‘상생협력위원회’를 운영하고 있다. 상생협력위원회는 수자원 사업 진행에서 발생하는 갈등을 최소화하기 위해 환경단체와 학계 인사 등이 참여하는 자문기구다. 광역과 지방상수도를 계획 수립 단계부터 통합 관리해 중복 투자를 막고 낭비 없는 물 관리 체계를 구축하는 방안도 추진 중이다.

이학수 수자원공사 사장은 지난달 20일 ‘통합 물 관리 실행추진단’ 발족식에서 “물 관리 전문기관으로서 4대강 사업의 여러 문제에 대한 역할과 책임을 깊이 반성한다”며 “24년 만에 이뤄진 물 관리 일원화를 계기로 국민을 위한 물 환경 조성과 물 복지 향상을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김철중 기자 tnf@donga.com